과기정통부가 행안부에 요청…전날 대통령 재가
법원 지적한 ‘황 전 교수에 대한 의견 청취’ 이행
상금 환수는 어려울 듯…정부, 지난해 소송 취하
황우석 교수가 2005년 12월 23일 서울대 수의대 5층 현관 앞에서 울먹이는 제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교수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강윤중기자
‘줄기세포 논문 조작’으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에 대한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이 취소됐다. 정부는 2020년에도 황 전 교수의 수상을 취소했지만, 법원이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으며 처분을 무효화하자 제도적 단계를 다시 밟았다. 하지만 황 전 교수가 수령한 상금 3억원 회수는 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어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행정안전부에 황 전 교수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 취소를 요청했다. 행안부 검토를 거친 이 요청은 지난 14일 대통령 재가를 받았다. 황 전 교수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이 22년 만에 최종 취소된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은 뛰어난 연구 업적을 이룬 과학기술인을 선정해 정부가 매년 수여하는 국내 과학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황 전 교수는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04년 이 상을 받았다. 하지만 논문 조작 사실이 드러났고,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파면됐다. 당시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등이 박탈됐으며, 2020년에는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이 취소됐다.
황 전 교수는 정부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취소 처분이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처분에 앞서 황 전 교수에게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023년 4월 이 같은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정부는 법원이 지적했던 절차상 문제를 해소해 다시 수상을 취소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최근 황 전 교수에게서 의견 청취를 했다”고 밝혔다. 수상 취소 절차에 들어간다는 내용을 황 전 교수에게 알리고, 생각을 물었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황 전 교수가 언급했는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이번 최종 취소에도 황 전 교수가 수상 당시 받았던 상금 3억원은 회수되지 않는다. 정부가 지난해 상금 반납과 관련한 소송을 취하하면서 관련 법적 조치는 완전히 종결됐다.
법원은 이미 2022년 상금 반납은 법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황 전 교수는 2004년에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지원하는 기초기술연구회(현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상금 전액을 기부해 돌려 줄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 일리가 있다고 본 것이다.
상금 회수 등을 위한 정부 조치가 연구 부정이 알려진 뒤 무려 14년 만에 이뤄지면서 황 전 교수가 기부금 형태로 사용한 상금을 기초기술연구회에서 뒤늦게 돌려받기는 어려운 상황이 돼 버렸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서울행정법원은 2022년 판결문에서 “관계 공무원이 오인을 했다”며 “관련 규정이 2016년 개정돼 표창을 취소할 명시적인 근거가 생겼음에도 취소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