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 내용을 누설한 혐의를 받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 권창영 2차 종합특검이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종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오전 10시10분 이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진행했다. 종합특검은 지난 10일 이 전 비서관에 대해 공무상 비설누설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9시59분쯤 법원에 들어섰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압수수색 계획을 국가안보실에 전달한 게 맞느냐’, ‘어떤 점을 위주로 소명할 계획이냐’ 등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답했다.
종합특검 측에선 김치헌 특검보가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했다. 김 특검보는 “오는 19일이면 채 상병 사망 3년이 되는 날”이라며 “(이 전 비서관이) 범죄의 중대성, 증거인멸, 도주 우려를 다 충족하고 기타 재범 우려,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까지 모든 요건을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 상병 부모님도 따로 만나 뵈었다”면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전 비서관은 2023년 9월 경북경찰청이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설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이를 해병대 측에 미리 알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직원에게 해병대 1사단 압수수색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 전 비서관이 국가안보실 관계자에게 이 내용을 전달했고, 국방부를 거쳐 해병대에 전달됐다고 본다.
특검은 이 전 비서관 신병을 확보한 뒤, 당시 대통령실이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는지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다만 종합특검법상 특검 수사기간이 오는 24일까지라 영장이 기각된다면 추가 수사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회에선 여권 주도로 특검 수사기간을 30일 추가 연장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앞서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이명현 특별검사팀도 이 전 비서관을 입건해 수사했었다. 2023년 8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시한 초동조사 기록을 회수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2024년 1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주호주 대사 임명과 관련해 인사검증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 이 전 장관 도피에 관여한 혐의(범죄도피)를 적용했다.
이 특검팀은 두 혐의 중 범죄도피 혐의에 대해서만 불구속 기소했다.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이 전 비서관이 수사과정에 적극 조력했다’며 기소유예로 처분했다. 기소유예란 범죄는 성립하지만 그 정도가 경미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을 말한다. 이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이 채 상병 수사 상황 등을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했으나 입증하지 못하고 수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