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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최근 미국 대법관들을 겨냥한 암살 시도와 협박, 허위 신고 등이 잇따르면서 대법원이 보안 강화를 위해 대규모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대법관이 의회에서 증언하는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매우 이례적이다.

대법원이 보안 예산 확대에 나선 것은 대법관과 연방 판사를 겨냥한 위협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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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도 방탄조끼 입는 미국···미 대법, 보안 예산 대폭 증액

입력 2026.07.15 16:25

  • 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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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대법원에서 경찰관이 경찰견과 함께 순찰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대법원에서 경찰관이 경찰견과 함께 순찰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최근 미국 대법관들을 겨냥한 암살 시도와 협박, 허위 신고 등이 잇따르면서 대법원이 보안 강화를 위해 대규모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정치권의 과격한 사법부 비난이 대법관 개인에 대한 위협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2027회계연도 예산안으로 총 2억2800만달러(약 3393억원)를 의회에 요청했다. 이 가운데 1460만달러(약 217억원)는 대법관 외부 일정 경호와 자체 경찰 조직 확대에, 650만달러(약 96억원)는 청사 외부 방문객 보안검색 시설 설계에 배정됐다. 또 사이버 공격 대응을 위한 엔지니어·개발자 충원에 230만달러(약 34억원), 대법관 자택 경호를 위한 외부 지휘센터 설치에 200만달러(약 29억원)를 편성했다.

이날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과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상·하원 세출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예산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대법관이 의회에서 증언하는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매우 이례적이다.

14일(현지시간)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왼쪽)과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오른쪽)이 워싱턴 D 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왼쪽)과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오른쪽)이 워싱턴 D 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법원이 보안 예산 확대에 나선 것은 대법관과 연방 판사를 겨냥한 위협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보안관국에 따르면 연방 판사를 대상으로 한 협박은 최근 수년간 급증했다. 2023회계연도에는 600건이 넘는 위협이 접수됐고, 2025회계연도에는 중대한 보안 사건이 전년보다 57% 증가했다.

여성의 임신중지권을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최초의 판결인 2022년 ‘로 대 웨이드’ 판결 초안이 유출된 뒤 브렛 캐버노 대법관 자택에서는 무장한 남성이 암살을 시도하다 체포됐다. 지난 5월에는 배럿 대법관 자택을 겨냥한 허위 신고가 접수됐고 지난해에는 그의 자매 집에 “우편함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허위 신고가 들어오는 등 가족을 겨냥한 위협도 이어졌다. 배럿 대법관은 이날 의회에서 “방탄조끼까지 지급받았다”고 증언했다.

대법관들의 일상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대법관들이 직접 운전하거나 장을 보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자택과 외부 활동 모두 24시간 경호를 받고 있다. 현재 대법관마다 4~8명의 경호 인력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NYT에 “보안 문제 때문에 예전처럼 자유롭게 다니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 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글로벌 관세 정책 위헌 판결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월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 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글로벌 관세 정책 위헌 판결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PA연합뉴스

사법부를 향한 위협이 커진 배경에는 정치권의 과격한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에 불리한 판결을 내린 연방 판사들을 “악당”, “미친 사람”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해 왔다. 지난 2월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자, 트럼프 대통령이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을 향해 “바보”, “국가의 수치”, “가족들에게도 창피한 존재”, “애국심이 부족하다”고 비난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부패한 범죄 판사들이 있다. 위험한 상습범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공화당 의원들에게 자신과 행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판사들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사법부 판결에 대한 법률적 비판은 당연하지만, 판사 개인을 향한 적대감은 위험하며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행정부가 법원 판단에 반복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며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법무부는 지난해 2월 이후 연방대법원에 제출한 긴급 요청 31건 가운데 약 97%에서 “하급심 판사들이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4년간 제출한 긴급 요청 19건 가운데 이 같은 주장을 편 사례가 26%에 그쳤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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