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 연합뉴스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판결은 오는 9월4일에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이희준)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16억원을 선고하고, 17억5000만원 추징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함께 기소된 양재식 전 특검보에 대해서는 징역 7년·벌금 6억원을 선고하고 1억5000만원을 추징해달라고 했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1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등으로 근무하며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의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컨소시엄 참여와 PF대출 등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8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박 전 특검은 이들에게 200억 원을 받기로 약속하고, 김만배씨로부터 50억 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 등도 받는다.
1심 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특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대장동 민간업자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수수한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고, 대장동 일당의 청탁을 들어주고 50억 지급을 약속받았다는 혐의 등은 모두 무죄 또는 면소 판결을 내렸다. 박 전 특검이 민간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는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양재식 전 특검보는 징역 5년과 벌금 3억원, 추징금 1억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박 전 특검의 변호인은 이날 “1심 재판부는 장기간 심리를 거쳐 검사의 공소사실 중 대부분에 무죄를 선고했다. 원심에서 검사의 논리는 이미 무너진 것”이라면서 항소심에서는 모든 혐의에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전 특검보의 변호인도 “1심 법원은 신빙성이 없는 남욱 변호사의 진술을 취사선택하고, 공소사실에 반대되는 증언은 도외시했다”며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이날 박 전 특검은 최후진술에서 “당시 변협회장 선거를 준비하면서 혹시라도 금품 선거 시비가 생길까 매우 조심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남욱 변호사는 아들의 대학 선배로, 제 아들뻘 되는 사람인데 어떻게 아들뻘 되는 사람에게 선거자금을 3억씩이나 달라고 하겠나”라며 “저는 어떤 돈도 요구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4일에 이들에 대한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특검은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인물 중 한명이다. 50억 클럽은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의 로비를 도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대장동 개발수익을 나눠주기로 약속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들이다. 총 6명 중 박영수 전 특검을 포함해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중 곽상도 전 의원은 독립 생계를 꾸린 아들 곽씨가 화천대유에서 받은 퇴직금 50억원을 곽 전 의원이 직접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고 화천대유 고문으로 재직하며 재판 대응 업무를 한 혐의로 기소된 권순일 전 대법관은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고 판결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