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위기, ‘다시 일하던’ 중년 여성들이 흔들린다


완독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지금 나이에 새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막막해요.

홈플러스 울산동구점에서 일하는 직원 이모씨는 지난 13일 출근 당일에야 매장이 휴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홈플러스 사태는 우리 사회와 노동시장이 산업 전환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노동자 개인이 산업 변화에 혼자 대응할 수는 없는 만큼, 정부가 중장년층 맞춤형 직업 훈련과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포함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홈플러스 전 매장의 영업 임시 중단 사흘째인 15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홈플러스 노동자와 상인들이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강윤중 선임기자

홈플러스 위기, ‘다시 일하던’ 중년 여성들이 흔들린다

입력 2026.07.16 10:43

수정 2026.07.16 11:06

펼치기/접기
  • 플랫팀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직원 80%가 여성, 4060이 대다수

경력단절 후 찾은 일터 임금체불에 재취업, 생계불안 ‘이중고’ 겪어

“구조조정 현실화되면 노동자 대다수 비정규직 내몰려…산업 전환 대응책 절실 ”

지금 나이에 새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막막해요.

홈플러스 전 매장의 영업 임시 중단 사흘째인 15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홈플러스 노동자와 상인들이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강윤중 선임기자

홈플러스 전 매장의 영업 임시 중단 사흘째인 15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홈플러스 노동자와 상인들이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강윤중 선임기자

홈플러스 울산동구점에서 일하는 직원 이모씨(51)는 지난 13일 출근 당일에야 매장이 휴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날은 전국 홈플러스 모든 지점이 영업을 중단한 날이다. 그는 “바로 전날까지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매대를 정리하고 손님을 맞았는데 허탈하다”고 말했다. 파산이 확정돼 실직하면 다른 일자리를 어떻게 찾을지가 이씨에게 가장 큰 고민이다.

15일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홈플러스 노동자의 80% 이상이 여성이며 40~60대 중년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경력단절을 겪은 뒤 대형마트에 재취업한 이들이 많다. 실직에 따른 생계 위기에 놓인 여성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당장 마주하는 어려움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다. 직원 박은미씨(54)는 임금이 밀려 생활이 어려워지자 최근 비상금 대출을 받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출 이자만 계속 불어나고 있다”며 “이 상황의 끝과 앞으로 미래가 안 보인다는 점이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 폐지로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게됐다. 사진은 13일 영업 중단에 들어간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문재원 기자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 폐지로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게됐다. 사진은 13일 영업 중단에 들어간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문재원 기자

생계 위기가 현실화한 이들도 있다. 지난 5월 분당오리점이 휴업한 이후 퇴직한 정모씨(58)는 세 식구의 생계를 홀로 책임지고 있다. 그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구하지 못해 지금은 공사장 신호수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며 “언제 잘려도 이상하지 않은 ‘파리 목숨’ 같은 처지라 당장 안정적인 일자리를 다시 찾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플랫]‘중년 여성 노동자’ 엄마들의 노동사

손상희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수석부지부장(57)은 “가장 큰 걱정은 앞으로 어디에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부지부장도 중년 여성 노동자다. 그는 “이미 올해 1월부터 임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대출로 생활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며 “정부가 퇴직금 지급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홈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열린 MBK 일방적 면담 취소 규탄 및 노동조합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항의하기 위해 본사 창문에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홈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열린 MBK 일방적 면담 취소 규탄 및 노동조합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항의하기 위해 본사 창문에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홈플러스 사태로 중년 여성 일자리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중장년 여성은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며 고용률이 낮아지는 ‘M자형 커브’를 경험한 세대”라며 “양질의 일자리에 진입하기 어려워 대형마트 같은 유통업이 대표적인 재취업 일자리가 돼왔다”고 말했다.

[플랫]노조에 휘둘린다고? ‘중년 여성 노동자’의 투쟁에 덧씌워진 낡은 편견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 이사장은 “오프라인 시장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며 유통업이 쇠퇴기에 접어든 지 오래”라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현실화할 경우 중년 여성 노동자 대부분이 다른 산업의 비정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홈플러스 사태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경제적 손실이 크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졌어야 한다”고 했다.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산업 전환 흐름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홈플러스 사태는 우리 사회와 노동시장이 산업 전환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노동자 개인이 산업 변화에 혼자 대응할 수는 없는 만큼, 정부가 중장년층 맞춤형 직업 훈련과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포함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안효빈 기자 been@khan.kr

플랫의 다른 소식이 궁금하시다면,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