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 경향신문 자료사진
범여권 빅스피커인 유시민 작가의 ‘이재명 정부 필연적 실패’ 발언에 16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저주의 언어”라는 비판부터 8·17 전당대회 앞두고 강성 당원들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실린 발언이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날 유 작가의 전날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입장문이 연이어 올라왔다. 유 작가는 전날 유튜브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수사·기소를 완전히 분리할 의지가 없어 검찰개혁을 지연시켰고, 당 경선에 개입해 불공정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필연적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했다. 지지층을 ABC로 나눈 ‘ABC론’,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등을 겨냥한 ‘재건축론’에 이어 이번에는 ‘이재명 정부 실패’ 까지 거론하자 여당 의원들은 불쾌감을 숨기지 못했다.
당 원로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진보적 지식인인 유시민 작가는 누구를 대안으로 두고 이제 갓 1년 지난 이재명 대통령을 흔들어댈까요”라고 적었다. 박 의원은 “유 작가는 DJ정부(를) 5년 내내 흔들고 괴롭혔다”며 “집권 2년째는 하야론에 이어 정신 이상설도 제기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그의 패악질 훼방에도 불구하고 DJ는 역사적, 국민적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며 “DJ 5년을 괴롭혔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4선 의원인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페이스북에 “동지의 언어라고는 믿기 어렵다”며 “이런 식의 비난은 저주와 다르지 않다. 걱정이 아니라 (실패하라는) 소망으로 비칠 뿐”이라고 적었다.
초선인 정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제 그만 저주의 언어를 거두라”며 “재건축과 정계 개편을 언급하며 내뱉는 저주의 언어는 정책 비판이라기보다는 진영 내 권력투쟁에 불과하다”고 적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금도를 넘었다”며 “논리적 근거, 팩트, 공감 면에서 유 작가의 최근 발언들은 현실과 괴리돼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유 작가의 검찰개혁과 정계개편 언급 등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A의원은 통화에서 “유 작가는 (전당대회에) 참전한 거로밖에 안 보인다”며 “본인의 뇌피셜을 왜 지금 이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 작가의 시각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친이재명(친명)계 김영진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유 작가가 1990년 3당(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합당을 예로 들며 ‘이 대통령이 말하는 구조적 다수는 불가능하다’고 한 것을 두고 “구조적 다수를 (3당 합당 같은) 인위적 정계개편으로 바라보는 것 자체는 과거의 정치 문법”이라며 “이 대통령은 중도 확장의 큰 방향에서 국민의 지지를 넓게 받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권주자인 김민석 의원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유 작가가 민주 진영의 대통령에 대해 강하게 공격한 적이 여러번 있다”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랬는데 그것이 꼭 맞진 않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사실 그것보다 지금의 (발언을 한) 이유는 뭘까”라며 “통상적인 평론에서는 좀 넘었다”라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1년 밖에 안 된 대통령을 놔두고 실패할 거라고 저주 같은 예언을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이 늦어지면서 이재명 정부가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는 유 작가 발언에 대해 “누구의 말을 떠나서 검찰개혁에 실패하면 총선도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수사·기소 분리를 원치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원오 전 서울시장 후보 밀어주기’ 등의 다른 발언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며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