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4일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 공개
“집권 1년만에 매매·전월세 다 올라”
정부 부동산 세제 개편 앞두고도 작심 비판
오세훈, 이틀째 ‘일타시장’ 유튜브 강연 올려
서울시가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 따른 주택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한 반면 15억원 이하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만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함으로써 전세 매물 감소를 불러와 전월세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부터 현재까지 역대 정권에서 집권 1년 새 매매와 전월세가 모두 급등하는 ‘트리플 강세’를 보인 것은 이재명 정부가 유일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4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제출한 30페이지 분량의 ‘부동산 시장 이슈 분석 및 대정부 건의사항’에 담겼다.
16일 보고서를 보면 서울시는 이재명 정부에서 지난 1년간 내놓은 6번 부동산 대책 중 4번이 ‘수요 억제책’이었다고 밝혔다. 이들 대책 발표 직후 1~2개월은 매매가격 상승폭이 일시적으로 둔화했다가 다시 확대되는 양상을 반복하고 있다고 봤다. 이로 인해 오히려 전월세난만 가중하고 있다는 게 서울시 분석이다.
서울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요 억제책을 멈추고,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전방위적인 ‘닥공(닥치고 공급)’에 전력해야 한다. 과도한 세금 규제도 합리적으로 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만 공급확대 및 속도전은 중앙 정부보다는 지방 정부 역할이 더 중요해 정부 수요 억제책이 공급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서울시는 정부가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시장 안정화를 유도하겠다며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을 투기 과열 지구로 지정했지만, 이후에도 매매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서울 전역에서 신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 시행 당시에는 전 고점(2022년 1월) 대비 가격이 하락한 지역이 14개 자치구였지만, 규제지역 확대 이후 올해 5월 기준 사실상 서울 전역이 신고점을 찍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서울시가 파악한 10·15 대책 이후 매매가가 7% 이상 상승한 지역은 영등포·강서·관악·동작·성북·성동구 등 6곳이다.
시는 또 정부가 고가 주택 매입을 위한 대출을 억제하겠다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규제했지만, 정작 대출 규제 여파로 실거래가 15억원 이하의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의 거래만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주담대 규제가 고가의 주택을 살 여력이 있는 현금 부자들에게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고 되레 대출로 감당 가능한 중저가 아파트 가격 상승만 이끌었단 얘기다.
서울시는 이 밖에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등록 민간 임대 사업자 규제 강화,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의무 강화 등 정부가 내놓은 대책으로 서울의 매매·전·월세 시장이 다양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해 보유세 강화 논의를 중단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현행대로 유지할 것을 건의했다. 또 물가 상승을 고려해 재산세와 종부세 과표 구간도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집값 잡기만을 목표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재개하고, 등록 임대 사업자, 비거주 1주택자에게 징벌적 조세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며 “그에 따른 부작용은 서민과 실소유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시는 올해 공시가격 상승으로 종부세를 부담하는 사람과 부담액 모두 커진 상황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80%로 올릴 경우 조세 저항이 일어날 수 있다고도 예측했다. 서울시민의 종부세 부담액은 전년보다 79% 늘고, 부담 대상은 35% 더 늘어났다는 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시에 따르면 종부세 납부 대상 주택은 2009년 전체 공동주택의 3% 미만이었지만 올해는 14.9%로 늘었다. 2009년 서울의 종부세 대상 주택은 전체 193만 가구 중 5만8000가구(2.99%)였지만, 올해는 전체 275만 가구 중 39만1000가구가 종부세를 내야 한다. 시는 그러면서 “소수의 고액 부동산에 과세한다는 초기 종부세 도입 목적과 달리 ‘12월의 재산세’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