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하고 내란에 협조한 혐의를 받는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16일 구속 위기를 피했다. 종합특검이 오는 24일 수사기간 종료를 앞두고 주요 피의자 신병 확보에 거듭 실패하면서 국회가 논의 중인 특검 수사 연장 법안도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심 전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연 뒤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부 부장판사는 “변소 취지, 수집된 증거 등에 비춰 증거 인멸의 염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수사 및 재판 중 사건 진행 상황 등에 비춰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심 전 총장은 지난해 3월 법원이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자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반발에도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하라고 지휘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대검은 보석·구속 집행정지에 대한 즉시항고를 위헌으로 판단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고려하면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항고 역시 위헌성이 크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 당시 특수본은 구속 취소 결정이 전례에 어긋난다며 즉시항고를 건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 전 총장은 2024년 12월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에는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의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합수부) 인력 파견 요청에 협조한 혐의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지난달 22일 박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에 징역 25년을 선고하면서 심 전 총장의 내란 가담 의혹을 판결문에 적시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 직후 심 전 총장이 박 전 장관과 3차례 통화하며 ‘공공수사부 검사, 과학수사 담당 수사관 등을 합수부에 파견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소관 부서에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심 전 총장은 계엄 선포 이후 대검에서 ‘비상계엄 하 재판 관할’ 문건을 작성한 혐의도 있다. 이 문건은 비상계엄 상황에서의 재판·수사권을 정리한 내용으로 종합특검은 당시 대검이 계엄에 협조한 증거라고 의심한다.
종합특검은 전무곤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에 대해서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역시 기각됐다. 부 부장판사는 “변소 취지, 수사경과, 수집된 증거 등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전 전 부장은 계엄 당시 심 전 총장을 보좌하고 법무부와 소통하는 역할을 담당해 재판 문건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이 검찰 수장이었던 심 전 총장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검찰의 내란 가담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현재 국회에선 여권 주도로 종합특검법상 오는 24일까지인 특검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하는 특검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을 앞둔 상태지만 야권에선 특검이 세금을 낭비하며 무리한 수사를 벌인다고 비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