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싸움 우려해 공식적으로는 “별도 대응 안해”
내부선 격앙···“문조털래유 공격 탓 감정 실린 듯”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는 유시민 작가가 “필연적인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직격한 데 대해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불쾌감을 숨기지 못하는 기류다. 청와대가 정면 대응에 나서면 진영 내부 갈등이 더 커질 수 있고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끼칠 영향도 염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유 작가의 발언 내용 자체에는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청와대 관계자 A씨는 16일 유 작가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청와대가 뭐라고 하면 마치 대통령과 평론가가 언쟁을 벌이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별도 대응이나 입장 표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 B씨는 “입이 자유로운 정치권에서는 유 작가의 발언에 일일이 대응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듣는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 청와대 참모 C씨도 “대응이 아니라 반응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유 작가가) 제풀에 지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유 작가 실명을 언급하지 않고 “특정인 발언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가지거나 대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정면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기조지만 일각에서는 유 작가가 전날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깎아내리거나 “정계개편을 머릿속에 둔 것 같은데 옳다, 그르다를 떠나 필연적인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 격앙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한 청와대 행정관 D씨는 기자와 통화하며 “유튜버인지, 평론가인지 모르겠는데 발언에 상당히 감정이 실려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면서 “이른바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로 공격받을 때 상처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것이 반영됐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비서관급 E씨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유 작가 같은 사람이 갈수록 더 나올 수 있다”며 “앞으로 청와대가 부글부글할 일이 한두 건이 아닐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이들과 부딪치는 순간 더 큰 분란의 씨앗이 될 수 있어 참으려 한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전날 <매불쇼>에서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재건축, 재개발 구상을 뒷받침하는 팀의 기획 수준이 형편없다”며 청와대와 대통령 참모진을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