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영 ‘윤석열, 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와 특검보들이 지난 2월25일 경기 과천시 사무실에서 언론에 특검팀을 소개하고 있다 . 이준헌 기자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최근 수사 기간 종료 막바지에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연이어 기각됐다. 국회에서 수사 기간 연장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특검이 수사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내란 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심 전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부 부장판사는 “변소 취지, 수집된 증거 등에 비춰 증거 인멸의 염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수사 및 재판 중 사건 진행 상황 등에 비춰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전무곤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구속영장도 같은 취지로 기각했다.
법원은 지난 15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내용을 누설한 혐의를 받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기각했다. 김치헌 특검보는 이 전 비서관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입증을) 자신한다”고 말했었다. 강호필 전 육군지상작전사령관, 김태영 21그램 대표, 김종욱 전 해양경찰청장과 안성식 전 해경 기획조정관, 감사원 과장(3급) 손모씨,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이은우 전 KTV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모두 기각됐다. 특검이 구속한 사례는 6건으로, 기각률은 64.7%에 달한다.
법원은 이 전 비서관, 강 전 사령관, 김 전 청장, 안 전 조정관, 손씨, 김 전 의장, 이 전 원장 등의 영장을 기각하면서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이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어 기각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특검이 피의자들의 혐의를 충분히 다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문제는 특검의 수사 기간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행 종합특검법상 특검은 오는 24일까까지만 수사할 수 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와 비교적 범죄 가담 정도가 적은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 여부 판단도 일주일 안에 해야 한다.
수사가 제대로 진척되지 못한 사건들도 여럿 남았다. 특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특혜 변경’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난 15일에서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노상원 전 국군사령관의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해서도 노 전 사령관의 입을 열지 못하고 있다.
특검은 수사를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선 특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검은 지난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에게 수사 기간을 30일 추가 연장하고, 공소유지 전담 변호사를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종합특검법 개정 요청안을 보냈다. 특검은 요청안에 “압수물 분석 및 추가 조사 등이 상당 부분 남아 있고 참고인과 피의자 조사 대상자도 상당수 남아 있어 수사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법사위는 지난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종합특검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측은 필리버스터로 강행 처리를 막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