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충남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 숨진 미얀마 노동자의 유족인 친마이마이씨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본사 앞에서 사건 관련 교섭 요구안 및 유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산업재해로 숨진 미얀마 노동자 아웅민우씨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이주노동자의 산재 위험을 구조적으로 줄이기 위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18일 유족 등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와 유족 측은 지난 1일 KTX 선로 공사 현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진 아웅민우씨(사망 당시 37세) 사고와 관련해 전날 합의서를 작성했다. 해당 공사는 SK에코플랜트가 시공을 맡았다.
지난 15일 미얀마에서 입국한 아웅민우씨의 배우자 친마이마이씨(34)는 이튿날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SK에코플랜트가 유족 측 요구를 하루 만에 수용한 모습이다.
SK에코플랜트는 유족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SK에코플랜트는 합의서에 “사고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3시 충남 천안시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아웅민우씨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사과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유사 사고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합의서에는 “이주노동자들이 불안정한 고용 형태와 언어 장벽 등 열악한 지위와 차별로 인해 산재에 더욱 쉽게 노출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향후 안전작업계획에 반영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청이 이주노동자의 구조적인 산재 취약성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는 대책을 마련하면 유족 측에 제공하고 의견을 반영해 노동청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사고를 목격하는 등 심리적 충격을 겪은 이주노동자들에게 심리 치료를 지원하겠다고도 합의했다. 사고 이후 사업장 이전을 희망하는 노동자에게는 전직이 가능하도록 협조하기로 했다.
사고 이후 공사가 중단돼 일하지 못한 아웅민우씨 동료 노동자들에게 “평소 수준의 급여를 지급해 경제적 손해가 없도록 조치하겠다”는 내용도 합의서에 포함됐다. 산재 사고로 작업이 중지되면 하청·이주노동자들이 임금 손실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한 조치다.
아웅민우씨는 지난 1일 충남 아산시 KTX 선로 공사 현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졌다. 그는 작업 현장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홀로 점검하고 있었고, 벨트를 멈출 수 있는 비상정지장치는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