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가시엉겅퀴. 위키피디아
여름철 공터나 도로변에서 선명한 보라색 꽃을 피운 키 큰 엉겅퀴를 발견했다면 함부로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 아름다운 외형과 달리 줄기와 잎 전체에 날카로운 가시가 촘촘히 나 있어 맨손은 물론 일반 목장갑까지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식물의 정체는 ‘미국가시엉겅퀴(서양가시엉겅퀴)’다. 이름과 달리 유럽이 원산지인 국화과 식물로 북미를 거쳐 세계 각국으로 퍼졌으며, 국내에서는 1990년대 후반 처음 발견된 귀화식물이다.
환경 분야에서는 생태계 교란 우려 외래식물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번식력이 강해 한 번 자리 잡으면 주변 식물의 생육 공간을 빠르게 차지하면서 토종 식물의 서식지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환경부 국립생태원과 지방자치단체들은 외래식물 모니터링 과정에서 미국가시엉겅퀴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제거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높이는 보통 1~1.5m까지 자라며 7월부터 10월 사이 선명한 자주색 또는 보라색 꽃을 피운다. 외형만 보면 일반 엉겅퀴와 비슷하지만 줄기와 잎 가장자리, 꽃받침까지 단단한 가시가 빽빽하게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제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다. 전문가들은 일반 목장갑이나 얇은 작업용 장갑은 가시를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실제 해외 지방정부들은 제거 작업 시 가죽장갑이나 절단 방지 장갑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군용장갑을 뚫는 사례도 보고됐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 역시 가시가 있는 식물을 다룰 때는 두꺼운 보호장갑과 긴소매 작업복 착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피부 손상이 발생할 경우 세균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제거 방법도 중요하다. 줄기만 베어내면 뿌리에서 다시 자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삽 등을 이용해 뿌리째 제거해야 한다. 미국 농무부(USDA)는 엉겅퀴류 잡초의 경우 씨앗이 맺히기 전 개화 초기 단계에서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미국가시엉겅퀴가 무조건 해로운 식물로만 취급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어린 잎과 줄기를 식용으로 이용하기도 하며, 민간요법에서는 간 기능 보호나 어혈 완화 등의 목적으로 활용돼 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약용 활용 여부와 관계없이 야생에서 자란 개체를 임의로 채취하거나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이 식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학교 주변 공터와 도로변, 해안 지역 등에서 미국가시엉겅퀴 군락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으며, SNS에는 “학교 옆 공터에 가득 피어 있다”, “건물 뒤편까지 번졌다”는 목격담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주민들에게 제거 작업 시 반드시 두꺼운 보호장갑을 착용하고, 뿌리째 제거한 뒤 씨앗이 퍼지기 전에 폐기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라색 꽃이 아름답다고 해서 함부로 만지거나 집으로 가져오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특히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