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앞두고 지난 16일 행사장 외벽에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류의 소중한 유산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 19일 부산에서 막을 올린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날 오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한국에서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는 건 처음이다. 1977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첫 회의가 열린 이래 아시아에서는 일본(1998년 교토), 중국(2004년 쑤저우·2021년 푸저우) 등에서 개최됐다.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196개국 가운데 선출된 21개 위원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등재 후보지를 검토하고, 기존 등재 유산의 보존 상태를 평가해 심의한다. 위원회 기간에 각국 대표단과 참관단, 비정부기구(NGO), 학계 전문가 등을 포함해 약 3000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위원회에선 세계유산의 5가지 전략 목표인 ‘5C’에 더해 협력(Collaboration)을 강조하는 ‘6C’가 담긴 ‘부산 선언’이 채택될지 주목된다.
위원회는 새로운 세계유산 등재 후보 30건과 기존에 등재된 유산의 확장·변경 등 수정 3건을 포함해 총 33건의 등재·변경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의 충남 서천갯벌, 전북 고창갯벌, 전남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에 무안·고흥·여수·서산갯벌을 추가하는 ‘한국의 갯벌’ 2단계는 확대 등재 권고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한국이 보유한 세계유산 가운데 2단계 확대 등재에 나선 첫 사례다.
세계유산 목록에 새롭게 이름을 올릴 각국의 유산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은 백제와 고구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고대 유적인 ‘아스카·후지와라 고대 수도’ 등재에 도전하며, 몽골은 ‘흉노 지배층 무덤군’ 등재에 나선다. 핀란드는 북유럽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알바 알토(1898~1976)가 남긴 건축 유산인 ‘알토 작품군’ 등재에 도전하며, 아프리카 동쪽의 섬나라 코모로는 ‘코모로 고대 술탄국의 메디나’로 자국 첫 세계유산을 등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회에서는 세계유산으로 관리되고 있는 147건의 보존 상태도 점검한다. 일본 사도광산의 경우, 조선인 강제노동이 이뤄진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개선해야 한다는 국제기구의 판단을 담은 결정문 초안이 최근 공개된 바 있다. 문화유산을 둘러싼 역사적 경관 보존과 도시 개발 문제가 제기된 영국의 런던탑,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역사지구 등도 보존상태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위원회 의제와는 별개로 국내에서도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번 세계유산위원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북한이 참석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으나, 그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지난 17일 울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네스코 본부를 통해 여러 차례 요청했고, 본부가 북한 대표부를 만나기도 했으나 아직 답이 없다”고 했다.
행사장 안팎에선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축구장 약 2배 규모로 조성된 ‘대한민국관(K-Heritage House)’에선 한국의 세계유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와 미디어아트, 체험 행사를 연다. 부산 곳곳에서 관련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문화 공연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