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국, 4시간50여 분 접전 끝 ‘4집 반승’
알파고 능력 상상초월한 ‘카타고’에 승리
‘접바둑’에도 세계 바둑계 새 이정표 달성
신진서. 연합뉴스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마침내 바둑 인공지능(AI) 카타고(KataGo)를 공식 대국에서 처음으로 꺾었다.
신진서는 19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3번기 2국에서 카타고를 상대로 290수 만에 4집 반승을 거뒀다. 2점 접바둑으로 치러진 이번 대국은 4시간 50여 분 동안 이어졌다.
이로써 신진서는 현존 최고 성능으로 평가받는 카타고를 상대로 공식 대국 첫 승리를 기록했다. 카타고는 그동안 프로기사들과의 2점 접바둑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왔으며, 3점이나 4점을 놓고도 승리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번 승리는 2016년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호선 대국에서 거둔 역사적인 1승 이후 인간 기사가 AI를 상대로 거둔 가장 의미 있는 성과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신진서는 2점을 먼저 둔 상태에서 시작한 대국에서 초반부터 안정적인 운영을 펼쳤다. 우하귀에서 53수까지 이어진 대형 정석을 선택하며 초반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고, 예상 승률도 줄곧 99%를 유지했다.
1국에서는 70수 무렵부터 형세가 급격히 기울며 역전패했지만, 이날은 중반까지 흔들림 없는 내용을 이어갔다.
승부처는 중앙 전투였다. 신진서는 160수에서 상대 돌을 절단하며 집 차이를 벌렸지만, 이후 카타고의 정교한 반격에 예상 승률이 한때 89%까지 떨어졌다.
카타고는 중앙에서 복잡한 수순을 만들어 추격에 나섰지만, 신진서는 침착하게 대응하며 우세를 지켜냈다. 이후 중앙 전투에서도 정확한 수순을 이어간 끝에 4집 반 승리를 확정했다.
1국 패배를 설욕한 신진서는 오는 21일 열리는 최종 3국에서 시리즈 역전을 노린다.
기신전은 신진서에게 제한시간 5시간과 30초 초읽기 1회를 부여하며, 카타고는 매 수 20초 안에 착수한다. 신진서는 대국료로 경기당 5천만원을 받고, 승리할 때마다 5천만원의 추가 상금을 받는다. 3번기에서 2승 이상을 거두면 제네시스 G90도 부상으로 받는다.
이번 대국에 사용된 카타고는 인터넷 바둑 플랫폼 타이젬이 RTX 3090 그래픽카드 4장을 병렬 연결한 전용 시스템으로 운영했으며, 카타고가 선택한 수는 한국기원 소속 이단비 초단이 대리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