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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반등의 이면, 또 다시 드러난 격차사회

입력 2026.07.19 18:16

수정 2026.07.1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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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23년 0.72명까지 추락했다가 2024년 0.75명으로 반등했다. 2025년에는 더 늘어 0.8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학적 자살”(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이란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2년 연속 합계출산율 상승은 긍정적 신호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이 경제력을 갖춘 30대 등 일부 집단에 집중돼 있어, 저출생 흐름의 구조적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승 추세가 일시적 반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출산 직전·직후 지원책을 넘어 일자리·주거 정책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19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4500명으로 2024년보다 1만6100명(6.8%) 증가했다. 1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출산 증가가 세대·계층별로 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공개한 연구 보고서 ‘최근 출산율 반등 흐름의 주요 특징과 원인 분석’을 보면, 출산율 상승은 ‘배우자가 있는 30대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 이 집단의 2024년 출산율은 2023년보다 0.04명 늘어나 전체 상승폭(0.03명)을 웃돌았다. 20대가 새로 부모 대열에 진입하거나, 동거 등 비혼 관계에서 출산하는 비중이 여전히 낮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고서에선 경제력 수준에 따라 출산율 증가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소득 상위 30% 집단의 출산율이 2023년 0.84명에서 2025년 0.95명으로 상승한 반면, 하위 30% 집단은 하락폭만 다소 둔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 기반이 안정적인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도 출산율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육아휴직 접근성과 연계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 결과를 보면, 출산율 반등 이면에 한국 사회의 핵심 이슈인 ‘불평등’과 ‘격차’가 도사리고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부모가 되고 싶어도 경제적 여건이나 법적 혼인 여부 등으로 인해 부모가 될 수 없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저출생 시대가 아니더라도, 부모가 되어 자녀를 낳아 기르는 기쁨은 모든 시민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신생아 특례대출과 난임 시술 지원 등 기존 출산 지원책은 의미 있고 성과도 거뒀지만, 기혼자·정규직 노동자 등에게 초점이 맞춰진 게 사실이다. 청년층과 저소득층, 비혼 커플 등을 위한 지원책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우선 일자리·주거 등 구조적 장애물을 해소해 청년들이 독립·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생애 경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정책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만드는 장시간 노동 관행을 타개하고, 육아휴직 사각지대에 놓인 비정규직의 노동 여건도 개선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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