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김건희, 23일 원희룡 피의자 신분 소환
기한 연장 법안 국회 통과 기대감 깔린 듯
관저 인테리어·양평 고속도 등 미해결 현안 산적
야당 반대 변수···연장 안될 시 ‘빈손’ 종료 위기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지난 2월25일 경기 과천시 사무실에서 언론에 특검팀을 소개한 뒤 퇴장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수사 종료 4일 앞두고 극적으로 수사 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이 남겨둔 시간에 비해 마무리해야 할 사건이 많아 국회가 수사 기간 연장에 합의하지 못하면 ‘졸속 수사’라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특검은 수사 종료 하루 전날까지 주요 피의자를 불러 조사하면서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오는 21일과 23일 각각 김건희 여사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여사는 지난 정부 대통령집무실·관저 이전 과정에서 고가의 의류를 받고 친분 있는 인테리어 업체에 공사를 몰아줬다는 혐의를 받는다. 원 전 장관은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개입하고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 사업이 백지화하도록 했다는 혐의가 있다.
특검이 각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 여사와 원 전 장관을 불러 피의자 조사를 하는건 처음이다. 문제는 현행 특검법 대로라면 오는 24일 수사가 종료된다는 점이다. 수사 종료를 불과 하루내지는 사흘 앞두고 첫 핵심 피의자 조사를 하는 꼴이 된다. 종합특검의 출범 동기 중 한 축은 지난해 김건희 특검이 밝히지 못한 추가 의혹을 수사한다는 것이었다.
특검은 오는 20일 관저 이전 비리에 대한 부실 감사 압박 혐의를 받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도 앞두고 있다. 24일로 수사가 종료된다면 법원이 유 감사위원 구속영장을 내어준다 해도 특검이 그를 구속해 수사할 수 있는 기간은 단 4일뿐이다.
수사 종료를 코앞에 둔 특검의 ‘몰아치기 수사’에는 수사 기간 추가 연장에 대한 기대가 깔린 것으로 읽힌다. 권 특검은 지난 1일 지금보다 수사 기간을 30일 더 연장하고 파견공무원 규모도 확대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요청했다. 권 특검은 수사 중반인 지난 5월 수사 성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자 수사 막바지에 구속영장 청구나 공소제기 등이 몰리는 ‘헤비테일’ 전략을 거론하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는데 결국 역부족을 인정한 것이다.
개정 특검법안은 지난 15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이 순조롭게 국회를 통과하면 특검으로선 한숨을 돌리게 된다. 그러나 야당인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통해 개정 특검법안 통과를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수사 기간 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설지는 미지수다.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특검은 큰 타격을 입게된다. 당장 피의자 조사와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위 사건들 외에도 특검은 남은 며칠 동안 군 수뇌부의 계엄 추가 가담 의혹, 국정원과 검찰의 계엄 가담 의혹, 군 블랙리스트 의혹, 검찰의 김 여사 수사 무마 의혹,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관련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처분해야 한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나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 이들 사건의 핵심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지난주 줄줄이 기각됐다. 24일로 수사가 종료되면 이들에 대한 보강 수사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특검은 지금 상태에서 사건을 마무리하거나 경찰청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방부 등으로 사건을 다시 재이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