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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 무시하는 KBS

입력 2026.07.19 20:02

수정 2026.07.1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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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은 43조부터 68조까지 KBS(한국방송공사)의 공적 책임, 이사회의 설치 및 운영, 수신료의 결정과 징수 등을 상세히 규정한다. KBS가 법에 의해 구성·운영되도록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부여한다. 최근 KBS의 행태는 이런 법적 정신을 무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개정 방송법은 방송 임직원과 시청자위원회에 총 5명의 이사 추천 권한을 부여했다. KBS는 이를 논의할 편성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해 이사 추천 절차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편성위원회는 사업자 대표 5인, 종사자 대표 5인으로 구성해야 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에서 정한 두 단체 이사 선임 기한은 6월26일 이었다.

KBS 사측은 보수성향 ‘KBS노동조합’이 제기한 종사자 대표 선출 및 편성위원회 구성의 적법성에 관한 가처분 신청을 이유로 편성위원회 개최를 거부하고 있다. 다수 노조인 언론노조 KBS본부는 편성위원회의 조속한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박장범 사장도 개정된 방송법으로 자신의 임기가 부당하게 줄어든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한 상태이다. 각종 소송 및 개정법을 핑계로 이사회 구성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박장범 사장은 지난 6월12일 현 ‘박찬욱 감사님께 드리는 글’이라는 편지 형식의 문서를 보내 “공사로서는 불가피하게 감사 직무 수행에 필요한 제반 기능과 편의 제공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음”이라는 주장을 했다.

지난 5월15일, 서울행정법원이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지환 전 보도국장을 KBS 감사로 임명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결한 것을 두고 현 감사는 자격이 없다는 얘기였다.

KBS 사장의 정식 공문이 아닌, 편지 형식으로 보낸 것도 적법하지 않은 행태이지만, 1심 판결을 이유로 제반 기능·편의 제공을 못한다고 하는 것은 더 부당하다. ‘어불성설’적 태도이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도 “사장이 감사와 직접 소통하면서 직무와 관련한 신분에 대해 언급한 것은 방송법 취지에 비춰볼 때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본다”고 했다.

KBS 이사회 구성이 늦어져 새로운 KBS 사장 선출이 지연되고, 경영 혼란과 각종 갈등이 속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는 15명 중 여당 몫 4명, 학회 및 변호사단체 추천 4명의 선임만 마쳤다. 최악의 경우 15명 중 8명만의 새로운 이사진으로 출범할 수밖에 없다. 편법과 꼼수로 시도하고 있는 KBS 사장 임기 연장을 중단해야 한다.

이를 감독해야 할 방미통위는 기한 미준수에 대해 필요한 조치 등 관리·감독 책임도 하지 않고 있다. 법을 집행해야 할 책임기관이 스스로 이를 미루고 있어 혼란을 방조하고 있다. 방미통위가 개정 방송법을 스스로 무력화하고 있는 셈이다. 김종철 위원장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개정 방송법에 따라 진행한 각 방송사 이사 추천 과정도 문제가 많았다. EBS는 기존 시청자위원회에서 이사를 선임했고, MBC는 기존 시청자위원회를 조기 해산하고 편성위원회에서 선출해 구성된 시청자위원회에서 이사를 선임했다. 기존 MBC 시청자위원들은 EBS를 보면서 황당해하고 있다.

정당·학회 및 변호사단체들도 공모 방식과 공개 수준, 검증 절차에서 갈등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에서 추천한 공영방송 이사들 중 4명이나 자격논란으로 선임을 취소 및 보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런 과정으로 선출돼 구성된 공영방송 이사회는 향후에도 여러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개정 방송법은 기존 정치권에서 하던 공영방송 이사 추천을 다양한 단체에 위임토록 했지만, 운영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방미통위는 제도 개선을 통해 혼란을 바로잡고, 법의 위상을 지켜나가야 한다. 특히 KBS의 위법적인 편성위원회 미설치에 대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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