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경북도의원 출신 임미애 민주당 의원 인터뷰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방의원의 수의계약 문제와 관련해 개선방안 등을 말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heon@kyunghyang.com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북 의성군의원과 경북도의원을 거쳐 국회의원이 됐다. 경북도당위원장으로서 지역 정치에도 관심이 크다. 의성군은 경향신문이 지방자치단체 수의계약을 전수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지방의원이 의혹 대상에 오른 곳이기도 하다. 임 의원 역시 보도를 관심있게 보고 주변에 공유했다고 했다.
임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2022년) 이해충돌방지법 시행 후 오히려 법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면서 허점을 이용하는 꼼수 사례는 더 늘었다”며 “법적 규제보다는 적극적인 정보공개와 상호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정당이 지방의회를 독식하면 견제할 수가 없다”며 “중대선거구제 도입으로 지방의회의 다양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과거 군의원 시절 바라본 수의계약 문제는 어땠나.
“어떤 의원이 건설업체를 했는데, 유권자들을 만나고 다니다 ‘우리 동네 농로 포장해줘’ 하면 자기 돈으로 바로 해 줬다. 주민들은 예산으로 해 준 줄 안다. 그 의원은 다음 해에 이걸 예산에 올린다. 외상공사라고도 표현했다. 그렇게 해 주면 평생 은인이 된다. 저도 아무 이해 관계없이 민원을 듣고 사업 목록만 면장님께 전달해서 ‘우선순위 정해서 골고루 해 달라’고만 한 적 있는데, 어느 날 유세 과정에서 처음 보는 어르신이 와서 나한테 농로를 포장해줬다고 고맙다고, 찍어주겠다고 하길래 놀란 적이 있었다.”
- 법이 생겼는데도 과거보다 사익추구가 더 많아졌다고 했다.
“과거에도 있었지만, 지금이 훨씬 더 많아졌다고 본다. 지방자치 초기에는 사명감도 있었고 겸직 금지도 지켰는데, 일부 빠져나가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기고 ‘이건 불법이 아니야’라는 케이스가 자꾸 생기니 그걸 활용하려는 의원이 늘어났다. 법의 허점이 너무 크다. 법이 필요 없다기보다, 이 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수의계약 제한 업체를 정할 때 본인과 직계존비속·배우자 합산 지분 30% 미만이거나 형제·자매 소유 기업은 빠진다. 업체를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사례도 많았다. 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는지.
“지분이 29%든 10%든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누구 회사인지 지역 주민들은 안다. 그런데 감사기관에서는 지분을 요만큼 갖고 있다 하면, 이건 본인 회사가 아닌 거다. 그간의 경험으로 보면 이건 법으로 규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방의원의 수의계약 문제와 관련해 개선방안 등을 말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heon@kyunghyang.com
- 규제 말고 어떤 방법이 있을까.
“군이든 면 단위든 수의계약을 월 단위로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러면 특정 업체에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수의계약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지역사회가 알게 된다. 특정 업체가 계약을 독식하면 나머지 업체들이 다 적이 된다. 주민들도 ‘저 사람은 보조금도, 사업도 받네’하고 항의하게 된다. 의원들이나 단체장도 조금은 경계하게 될 것이고, 자정 능력이 작용할 것이라 본다.”
- 지금처럼 계약정보를 게시하듯 던져놓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공시해야 한다는 것인가.
“군 의원 시절 결산할 때 이 업체는 몇 번 계약 맺었다는 것을 ‘바를 정(正)’자를 써 가면서 계산했다. 특정 의원이 이렇게 관심 두고 보지 않아도, 궁금해하는 모든 시민이 알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수의계약이 체결된 사업은 금액과 건수를 주민들에게 상시 보고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농촌은 시민사회가 발달하지 않아서 견제 장치가 없는 만큼, 더 쉽게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 수의계약 사업을 보면 농로 포장, 배수로 정비 같은 토목공사 사업이 너무 많다. 이런 사업들이 의미가 있다고 보나.
“왜 이런 곳에 시멘트를 발라놨냐고 한심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농촌의 현실을 보면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농촌은 다 고령농인데, 흙길에 비가 한 번 오고 나서 움푹 패고 울퉁불퉁해지면 경운기 몰고 가시다가 전복 사고가 난다. 다만 혜택받은 사람이 농로 포장·수로 개선·농기계 보조까지 반복적으로 받는 게 문제인데, 이것도 공개되면 주민들이 감시하게 된다.”
지방의회 다양성 필요…중대선거구제 도입해야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방의원의 수의계약 문제와 관련해 개선방안 등을 말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heon@kyunghyang.com
- 수의계약이 많았던 경북이나 전남은 특정 정당이 독식하고 있어 상호 감시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 것 같다. 행정구역 통합이 추진되던 당시에도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는데.
“지방의회는 지방자치의 큰 축이다. 무용론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어떤 정치인들로 채워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얼마 전 달성군의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상임위를 폐지했다. 민주당 의원이 적지 않았는데도 그랬다. 이렇게 되면 본회의에서 모든 안건을 다루는 게 부담스러우니 비공개 간담회에서 많은 사안이 결정되고 민원 청탁만 오갈 수도 있다. 회의록 기록도 안 된다. 주민들이 공유할 정보가 없어지면 수준은 더 떨어진다. 지방의회가 생명력을 가지려면 유권자들이 다양한 것처럼 지방의회도 다양성이 보장되도록 구성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 기초의회뿐만 아니라 광역의회까지도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역구 의원이 지방의원 공천권을 쥐고 있는 게 문제이니,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천제가 없으면 검증 안 된 후보가 난립할 수밖에 없다. 지역 유지나 지명도가 높은 사람 위주로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년 동안 정당공천제 폐지 목소리가 있었지만 정당이 좋은 후보를 검증하고, 유권자들이 책임을 묻는 방식이 더 맞지 않느냐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돼 왔다. 문제가 있다고 정당공천제 자체를 의미 없다고 하는 건, 처방이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선거제 개편으로 선거가 좀 더 치열해진다면 인물로 경쟁하기 위해 애를 더 쓸 것 같다. 지금은 그럴 이유가 없는 거다.”
- 지방의원보다 군수 등 지자체장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의견도 있다.
“지방자치 역량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행정 체제는 인구가 늘 것이란 전제로 만들어진 낡은 시스템이다. 국가 개혁과제로 행정체제 개편을 두고 논의를 해야 한다. 인구가 일정 규모 이하이면 ‘자치군’이 아니라 단체장을 광역단체나 행정안전부가 임명하는 ‘행정군’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신 지방의회를 주민자치위원회로 대체해 일정한 권한과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건 행정 통합과는 다르다. 예컨대 봉화군과 영양군이 역사와 전통이 다른데 통합하자고 하면 어렵다. 다만 인구 10만인 곳과 1만5000명인 곳이 똑같은 체제를 운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2022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역 특성에 맞도록 기관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대부분 지방의회와 지자체가 대립형으로 존재하는데, 의원들만 뽑고 그중 의장이 지자체장을 맡는 방식도 가능하다. 의회에서 외부 전문경영인을 데려와서 집행부를 맡겨도 된다. 유럽에서도 지방의 특성에 맞게 기관 구성을 달리하고 있다. 이런 사업을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충분한 정보제공이 이뤄져야 하고 토론도 있어야 한다. 행안부가 한 번 시범적으로 이런 사업을 해 보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해 왔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09년 경북 의성군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로 선임되고 난 뒤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의성군의회 제공.
- 지방자치 무용론이 주장될 정도이지만, 지방의원 시절 느낀 효용감도 있었을 것 같다.
“농촌 지역에서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충분하지 않아서 오히려 지방 군의원은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진짜 심부름꾼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를 제대로 전달해 주고 또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목소리를 집행 기관에 전달해 주는 소통창구 역할이 굉장히 크다. 그로 인해서 얻는 뿌듯함이 있다.”
- 지방의원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제대로 활동하기에 지원도 적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기초의원 급여는 굉장히 낮다. 기초의회 의장이 되면 관용차량이 나오는데, 관용차량을 운전하는 운전사보다 월급이 적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물론 월급을 충분히 준다고 한눈팔지 않느냐 하는 문제 제기도 있을 수 있지만, 급여가 적기 때문에 끊임없이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도 사실이다. 월급을 많이 달라고 하는 단순한 문제도 아니다. 지방의원은 4년이든 12년이든 직에서 물러나면 끝이다. 실업급여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처우나 조건 자체가 굉장히 특이한 구조다.”
최근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중앙정치인으로서 각종 이권과 네트워크로 얽힌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일은 쉽지 않다. 최근에도 경북 북부에 구제역이 발생해 이동제한이 걸린 상태에서도 축협 조합장들이 구제역 발생국인 베트남 연수를 간 사실에 대해 국회 차원의 검증을 하겠다는 취지의 방송 인터뷰를 했다가 한참 항의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임 의원은 인터뷰를 마치고 달성군의회 상임위 폐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 참석을 위해 서둘러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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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은 수주왕, 어떻게 취재했나
정보공개센터가 운영하는 ‘오픈와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민선 8기 지방의원의 경력, 민간업무 활동내역을 수집했다. 뉴스타파의 공직자 재산정보에서 의원들이 보유한 토지, 건물, 증권 내역을 찾았다. 이를 통해 의원 본인과 배우자·직계가족이 관련된 업체명을 추렸다. 이 업체명을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공개하는 계약업체와 대조했다. 535만여건의 계약정보는 인공지능(AI) 도구 클로드코드로 추출했다. 회사와 의원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500건에 가까운 법인,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떼서 확인했다.
공개된 자료를 기반으로 한 조사인 만큼, 이번에 발견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경향신문은 수집한 계약 현황을 누구나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개한다. 아래 링크나 URL,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접속 가능하다.
https://www.khan.co.kr/kh_storytelling/2026/contrac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