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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 15일 개봉한 <호프>를 둘러싼 반응에는 중간이 없다.

그 뒤에는 2000년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촬영감독 홍경표가 있다.

<호프>는 홍 감독이 <곡성>에 이어 나홍진 감독과 함께한 두 번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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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는 모든 면에서 ‘미쳤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영화”···홍경표 촬영감독이 고백한 ‘광기의 현장’

입력 2026.07.21 06:00

수정 2026.07.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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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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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프’ 압도적 영상미

홍경표 촬영감독 인터뷰

“광기와 패기···모든 면에서 미친 영화”

나홍진 감독과 ‘곡성’ 이후 두번째 작업

스릴러로는 드물게 밤 없어 숲을 활용

“백마 위에서 낚아챈 컷 한 번에 오케이

모두 탄성 지르고 박수 터진 장면 많아

‘마더’ ‘버닝’처럼 감사한 영화 중 하나”

루마니아 숲 속에서 말을 타는 배우 조인성(성기 분)을 영화 <호프> 촬영팀이 찍고 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루마니아 숲 속에서 말을 타는 배우 조인성(성기 분)을 영화 <호프> 촬영팀이 찍고 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경악과 극찬 사이. 1점이거나 5점이거나. 지난 15일 개봉한 <호프>를 둘러싼 반응에는 중간이 없다. 평화롭던 항구마을이 초토화되고 분노에 찬 주인공들은 외계인을 공격하다가 숨 가쁘게 도망간다. 차량 추격전과 기마 장면 등 고강도 액션 장면이 영화에 ‘만점’을 주고 싶게 하다가도, 외계인에게도 사연이 있다는 암시를 남기며 끝내는 급작스러운 마무리와 다른 영화에서 본 듯한 크리처 디자인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극명한 호불호는 <호프>를 더 ‘궁금한 영화’로 만들고 있다. 영화는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른 속도(개봉 5일 만)로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평가는 갈리지만, 다들 인정하는 것이 있다. 인상적인 액션 연출과 그것을 몰입감 있게 스크린에 옮긴 촬영의 뛰어남이다. 그 뒤에는 2000년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촬영감독 홍경표가 있다.

영화 <호프>의 홍경표 촬영감독.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호프>의 홍경표 촬영감독.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홍 감독은 <호프> 촬영을 마친 후 이창동 감독에게 전화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미친 영화 한 편 찍었습니다.” 지난 17일 화상으로 만난 홍 감독에게 ‘어떤 면에서 미친 영화라고 생각했냐’고 묻자 그는 “모든 면에서 미쳐 있었다”고 답했다. “한국 영화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영화에서도 볼 수 없던 장면을 찍어내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광기와 패기가 가득한 현장이었습니다.”

<호프>는 홍 감독이 <곡성>에 이어 나홍진 감독과 함께한 두 번째 영화다. <곡성> 이후 2년쯤 지나 받은 시놉시스에서 30페이지 분량의 줄글만으로도 영화의 속도감이 느껴졌다. 첫 눈에 “너무 재미있겠네” 싶었다.

영화 <호프>를 촬영 중인 홍경표 촬영감독. <호프> 리뷰 메이킹 영상 갈무리.

영화 <호프>를 촬영 중인 홍경표 촬영감독. <호프> 리뷰 메이킹 영상 갈무리.

1998년 데뷔한 베테랑인 홍 감독에게도 <호프>는 새로운 시도의 연속이었다. 홍 감독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나 감독의 열망이 처음부터 굉장히 강했다”고 했다.

<호프>는 스릴러물로서는 독특하게 아침에 시작해 밤이 찾아오기 전 끝난다. 나 감독은 홍 감독에게 시나리오 단계부터 이렇게 말했단다. “(이 영화에는) 밤이 없습니다. 대신에 숲이 있어요. 이 숲을 밤처럼 느끼게끔 해야 합니다.” 홍 감독은 ‘마을 북쪽 숲’ 장면을 촬영한 루마니아 숲에서 말과 카메라가 속도감이 느껴지도록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어두운 숲속에서 120프레임 고속 촬영을 하는 것도 난제였다. “날씨가 흐리면 (선명하게 찍기가) 어려운데, 햇빛이 제대로 들어줘서 운 좋게 잘 찍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 <호프>를 촬영 중인 홍경표 촬영감독. <호프> 리뷰 메이킹 영상 갈무리.

영화 <호프>를 촬영 중인 홍경표 촬영감독. <호프> 리뷰 메이킹 영상 갈무리.

<007>과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에 참여한 특수촬영팀 XM2와 협업해 전기 바이크, 와이어 캠, 시속 200㎞로 달릴 수 있는 슬라이더 시스템 등을 활용했다. 홍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뛴 게 아니라 앉아서 조종하니 육체적으론 편했다”고 했다.

대신 매 컷을 정확하게 포착해야 하는 현장이었다. 홍 감독은 “보통 블록버스터는 카메라 여러 대로 찍지만 <호프>는 장면마다 중심이 되는 카메라 한 대가 중요했지, 보조 카메라들은 큰 의미가 없었다”며 “장면 간 리듬을 찾아가며 아주 정교하게 촬영해 나갔다. 나 감독이 제시한 명확한 그림을 잘 구현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호프>에는 말에서 차로 옮겨타려고 시도하는 등 독창적인 액션 장면들이 나온다. 배우들이 직접 액션을 수행하는 고전적인 액션 영화를 만들고자 했기에, 사전 테스트와 리허설을 거듭하며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홍 감독은 “그래서 오히려 본 촬영 때 한 번에 오케이된 컷이 많다”고 했다. 외계인이 위에서 덮쳐오는 가운데 백마를 탄 사람이 ‘성기’(조인성)를 낚아채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영화 <호프>에서 외계인이 위에서 덮쳐오는 가운데 백마를 탄 사람이 ‘성기’(조인성)를 낚아채고 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호프>에서 외계인이 위에서 덮쳐오는 가운데 백마를 탄 사람이 ‘성기’(조인성)를 낚아채고 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타이밍이 정확히 맞아들어간 장면을 건졌을 때, 나 감독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고 한다. 홍 감독은 “<곡성> 때는 그런 일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는 모두가 탄성을 지르거나 박수가 터져나오는 장면이 많았다”고 했다. 촬영을 하면서도 “이 영화는 한국 영화의 역사로 남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홍 감독은 <호프>가 촬영감독으로서 감사한 영화 중 하나라고 했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 이후 모두가 홍 감독을 ‘블록버스터 촬영감독’이라고 호명할 때, 봉준호 감독의 <마더>(2009)는 그 틀에 갇히지 않게 길을 열어준 작품이었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에서 ‘해미’(전종서)가 춤추는 장면을 촬영하고 나서는 “이런 장면을 찍을 수 있다니,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호프> 역시 “‘이런 걸 할 수 있네’ 하는 놀라움과 장면을 확인할 때의 희열이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영화 <호프>의 홍경표 촬영감독. <호프> 리뷰 메이킹 영상 갈무리.

영화 <호프>의 홍경표 촬영감독. <호프> 리뷰 메이킹 영상 갈무리.

홍 감독은 지난해 백상예술대상에서 <하얼빈>(2024)으로 영화 부문 대상을 받았다. 촬영감독이자 스태프에게 최초로 수여된 대상이었다. 홍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영광이지만, 기술 스태프들이 특히 자기 일처럼 좋아해줘서 더 의미가 컸다. (직업적으로 인정받으니) 격상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매 작품을 만날 때마다 설레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정원사들>(남동협 감독) 촬영을 마친 후에는 봉준호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앨리> 후반 작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는 “막 결과물이 공개된 <호프>에 애착이 많이 간다”며 “도파민이 폭발하는 것을 느끼며 찍었던 영화를 어떻게들 보실지 두근대고 설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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