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브로커 구속·외국인 112명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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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로 높은 점수를 받은 뒤 이를 이용해 국내 대학에 입학하거나 학위를 취득하고 장학금까지 받은 외국인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대는 한국어능력시험 대리시험을 주선한 브로커 A씨(28)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 1월 구속 송치하고, 대리시험을 의뢰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시험에 응시한 외국인 112명을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부정시험에 사용할 장비를 전달한 20대 남성 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며, 중국에 있는 총책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돈을 받고 한국어능력시험을 부정한 방식으로 치른 혐의를 받는다. 범행은 한국어 능력이 뛰어난 중국인 등이 의뢰자를 대신해 시험을 치르거나, 응시자가 초소형 이어폰과 송수신기를 착용한 채 외부에서 불러주는 정답을 실시간으로 들으며 답안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경찰은 다만 이들이 시험 정답을 어떻게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하고 있다.
중국 총책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토픽 고득점 보장’ 광고를 올려 의뢰자를 모집한 뒤 1만~3만5000위안(약 200만~700만원)을 받았다. 이후 의뢰자 명의의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의뢰자와 용모가 비슷한 대리응시자를 섭외해 시험을 치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브로커인 A씨는 컴퓨터공학 전공 대학원생으로, 시험 접수를 자동으로 진행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비 전달책들은 응시자들에게 초소형 이어폰과 송수신기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적발된 외국인들은 부정하게 취득한 성적으로 국내 대학에 입학하거나 졸업하고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에는 서울 주요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시험감독관이 시험 도중 한 응시자의 목 뒤에서 깜빡이는 장비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대리시험 의뢰자가 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 가운데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피의자 101명을 우선 검거했으며 나머지는 해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재발 방지를 위해 안면인식 등 생체인식 기반 본인 확인 시스템과 시험장 금속탐지기 도입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관계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한국어능력시험 부정행위에 대한 모니터링과 단속을 지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