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요양원 확장···투자금 편취 및 회사 자금 횡령 혐의
법원 이미지.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국 각지에서 무리하게 요양원 사업을 확장하며 300억원에 달하는 건축주들의 투자금을 편취하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카페베네 창업주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엄기표)는 22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김선권 전 아모르파티실버케어·아가페디앤씨·아모르파티건설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다만 법원은 김 전 대표에게 피해 복구 및 피해자들과의 합의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김선권 전 대표는 아모르파티실버케어 등을 통해 요양원 신축 공사를 진행할 당시 건축주를 모집하면서 ‘토지 계약금과 중도금 일부만 부담하면, 토지 담보 대출과 기성고 대출 이자를 대납해 1년 이내에 요양원을 완공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건 뒤, 실제로는 토지매매 및 공사대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다른 지역의 요양원 사업 부동산 구매나 대출금 이자 납부를 위해 ‘돌려막기식’으로 쓴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김 전 대표가 건축주들과 계약하고 받은 돈으로 실제 요양원 건물을 지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대표 측은 특정 공사 현장에서 받은 대금을 다른 공사 현장에 투입하는 방식은 업계 관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계약 당시부터 약속대로 공사를 완료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에서 합리적인 공사계획이나 자금계획 없이 돈을 받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받은 공사비와 대출금 일부는 개인 주식 거래와 카드 대금, 차량 리스료 등으로 썼다고도 판단했다.
김 전 대표는 아모르파티실버케어·아가페디앤씨·아모르파티건설 등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자금을 가지급금과 급여 등 명목으로 빼돌려 본인과 아내, 누나, 직원 계좌로 이체해 부동산 구입, 주식 거래, 개인 활동비 등으로 쓴 혐의도 법원은 유죄로 인정했다. 법원은 이 밖에도 김 전 대표가 피해자들에게 넘겨주기로 한 토지에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명의의 가등기를 설정한 혐의(배임)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피해자들을 기망해 수십억원이 넘는 돈을 편취하고 회삿돈을 횡령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사기 범행 피해자 대부분은 피고인(김 전 대표)과 합의를 하지 않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범행의 객관적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고 있으며 횡령죄로 인한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된 점, 그가 미필적 고의로 사기 범죄를 저질렀고 편취금 상당 부분이 실제 토지 매매대금 등으로 사용된 점 등을 고려해 양형기준 권고형 범위의 하한인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2008년 출범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카페베네의 창업주다. 카페베네는 2013년 지점이 1000호점을 돌파하는 등 한때 국내 점포수 1위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였으나 이후 외식업 등 무리한 사업 확장과 실적 부진이 겹치며 쇠락했고 김 전 대표는 결국 2016년 경영권을 넘기고 회사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