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APEC 정상회의에 지하철 보안 검색 강화
모든 승객 소지품 검사·짐 없는 사람도 대기해야
“먹고 살기 힘든데 왜 이렇게 괴롭혀” 항의 폭주
당국 “일시적 조치···교통국 지침 따른 것” 해명
20일 선전의 한 지하철역에서 승객들이 보안 검색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중국 선전시의 지하철 보안 검색이 대폭 강화돼 시민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선전 지하철은 20일부터 보안 검색 규정을 강화해 전 노선에서 모든 탑승객의 모든 소지품을 보안 검색대를 통해 검사했다. 중국 대도시 지하철역에는 공항과 마찬가지로 보안검색대가 설치돼 있는데 작은 가방은 그대로 들고 통과하는 것이 보통 허용된다. 선전 지하철역에는 짐 없는 사람을 위한 빠른 통로도 있었다.
강화된 새 규정에 따라 승객들은 입장하기 전 핸드백, 도시락통, 작은 소지품도 보안검색대에 올려놓아야 했다. 빠른 통로는 폐쇄돼 짐 없는 사람도 보안검색대 앞에서 줄을 서야 했다.
시민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소셜미디어에는 사람들이 보안검색대 앞에 길게 늘어선 모습을 담은 사진과 평소보다 출근 시간이 20분 이상 더 걸렸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지하철 밖에까지 사람들이 줄을 선 사진도 있었다. 선전 지하철이 전날 오후 8시 넘어 새 규정을 발표해 몰랐던 사람들이 많았던 데다 이날 비까지 와서 출퇴근 혼잡은 극에 달했다.
선전 지하철 공식 웨이보에는 1000개 넘는 항의성 댓글이 달렸다. “안전도 중요하지만 승객들의 시간을 너무 잡아먹는다” “매일 996 근무를 하면서 힘들게 살고 세금도 많이 내는데 왜 이렇게 괴롭히는 거냐” “테러보다 압사가 걱정된다”는 등의 의견이다.
선전 지하철은 이용객 규모가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크다. 선전 지하철 웨이보에 따르면 이날 하루 선전 지하철 산하 15개 노선에서 942만명의 승객이 지하철을 이용했다.
선전 지하철은 이번 조치가 여름철 승객 급증에 대처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방주말 등 현지 매체들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조치는 ‘일시적’인 것이라며 교통국의 지침에 따라 시행한다고 전했다.
11월 말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따른 보안 강화 조치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달 말 선전에서는 APEC 임업장관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12일 선전시 공안국 소속 경찰관 우룽(26)이 순찰 중 무장 괴한과 격투를 벌이다 괴한을 제압하고 과다출혈로 순직했다. 중국 공안국은 지난 15일 경찰관과 유족, 시민 등 800명 넘는 조문객 배웅 속에서 우룽의 장례식이 치러졌다고 밝혔으며 사건 내막에 대해서는 상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