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를 수요 억제에 활용하는 건 예외적 상황”
“공급 한계 뚜렷…누구에게 금융 활용 기회 줄 거냐는 정책 문제”
“청년·신혼·다자녀 특별 배려 필요”
“부동산 정책 결정 다수결 아냐…갈등과 저항도 감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1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국면과 관련해 “일본에서는 잃어버린 30년 얘기도 나온다”며 “우리도 그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지 않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좁은 국토에서 부동산 수요는 계속 늘어나다 보니 가격이 상승해서 일본이 한때 어려움을 겪었고, 계속 가격이 오르다가 결국 어느 한계점에 이르면서 소위 풍선처럼 터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공급 대책과 관련해서는 “누군가는 공급을 늘리면 된다고 하는데 문제는 어디에서, 어떻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며 “과거 수도권이 팽창할 때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거나 신도시를 만들면서 문제를 해결해왔는데 이제는 서울 어딘가에 택지를 개발하려면 찾기 어렵다. 공급의 한계가 뚜렷하다”고 했다.
부동산 세제 개편 방안과 관련해선 “조세제도란 국가재정 확보를 위해 공정하게 국가 구성원 모두에게 부담하는 재정적 부담인데, 이걸 특정 영역의 수요를 억제하거나 공급을 늘리기 위해 활용하는 것은 예외적 상황”이라며 “조세를 통해 (부동산) 수요·공급에 관여하는 것이 정당하냐, 어느 정도 개입해야 온당하냐는 논쟁이 있다”고 했다.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과 관련해선 “금융기관들의 대출 여력은 국민의 것이기도 하다. 금융은 반쯤은 공적인 것”이라며 “누구에게 금융 활용 기회를 줄 것인가는 결국 정책의 문제로 치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투기를 위해서 금융을 활용해서 집값이 과도하게 오르면 그 집을 필요로 하는 국민은 피해를 본다”며 “누구에게 주로 (대출) 이익을 활용할 수 있게 할지 의견을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을 전하면서 “청년, 신혼부부, 다자녀가구에 대해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늘었다”며 “우리 사회가 저출생으로 전 세계적으로 먼저 소멸할 국가라는 국제적 지적이 있을 만큼 저출생과 비혼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주거 문제라는 데 국민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과거엔 부동산을 투자 또는 투기용으로 쓰는 게 정당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번에 보니 투자 수단이라기보다는 쾌적한 삶의 보금자리라는 측면이 강조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안정은) 대한민국의 최대 과제 중 하나”라면서도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다 보면 일정한 선에 사회적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물론 제가 다수결에 의해서 결정하지는 않겠다”며 “공직자의 최대 덕목은 책임을 지는 것이고, 일정한 정도의 갈등과 저항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