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유가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을 기존 수준으로 동결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지만, 서민경제 부담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다만 급격한 상황 변동이 발생할 경우 조정 가능성은 열어둘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는 24일 8차 석유 최고가격을 7차 최고가격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ℓ당 보통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 등 기존 최고가격 수준을 유지한다.
정부는 최근 중동 상황이 악화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3%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 때문에 가격 변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변동성으로부터 민생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수행하고 생계형 소비자 부담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최고가격제 취지를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상승세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가격이 7월 첫째 주에 72달러, 둘째 주엔 75달러, 셋째 주 85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3일(현지시간)에는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 선언 여파로 배럴당 약 101달러까지 상승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같은 기간 배럴당 69달러에서 92달러까지 오르고,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66달러에서 97달러까지 올랐다. 다만 7월 평균으로 보면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배럴당 84달러, WTI 77달러, 두바이 75달러로 6월 평균보다 낮고 3월 전쟁 초기보다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8차 최고가격은 오는 25일 0시부터 4주간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중동 상황이 급격히 변동할 수 있다고 보고, 변동성에 따라 조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산업부는 “중동정세 긴장이 지속 고조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앞으로 국내외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보면서 중동정세, 석유 수급, 물가 및 민생부담, 수요관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민하고 유연하게 최고가격제를 운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3월13일 최고가격제를 설정했다. 한 차례 최고가격을 인상해 ℓ 당 보통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을 유지하다 중동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지난달 27일 보통휘발유와 경유, 등유 가격을 모두 각각 ℓ당 150원씩 내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