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전문가 서베이조사 발표
전망치 7월 103→8월 95…기준치 하회
무협 “치솟은 물류비, 가격에 반영 못해”
한 선박이 25일(현지시간) 예멘 남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음달 제조업 업황이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긍정적 전망보다 우세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건 지난 5월 조사 이후 3개월 만이다. 미국과 이란의 재충돌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과 물류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이 26일 발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PSI)를 보면 8월 제조업 업황 전망 PSI는 95로 집계됐다. 7월(103)보다 8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5월(95) 이후 3개월 만에 기준치(100) 아래로 떨어졌다.
PSI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수치가 높으면 전달보다 업황이 나아질 것이란 의견이 더 많다는 의미다. 100 밑이면 업황이 악화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번 조사는 산업연구원이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128명의 산업경기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업황 전망 PSI가 7월(107)보다 24포인트 하락한 83을 기록해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하계휴가에 따른 조업 일수 감소와 중국 업체의 시장 진입 가속화가 한계로 꼽혔다. 전자 업황 전망 PSI도 7월 92에서 8월 74로 18포인트 떨어졌다. 휴대전화는 원가 상승과 수요 둔화, 가전은 계절 가전 수출 감소가 부정적 전망 요인으로 지목됐다.
철강 업황 전망 PSI는 6월 122에서 7월 78로 곤두박질치더니 8월엔 67로 더 떨어졌다. 금리 상승과 경기 불황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주요 항목별로는 채산성이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많았다. 채산성 업황 전망 PSI는 7월 101에서 8월 93으로 떨어져 기준치를 밑돌았다. 채산성은 수입과 지출 등의 손익을 계산해 이익이 나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와 예멘 후티 반군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점거 등으로 국제유가와 운송비 등 각종 비용이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으로 풀이된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이처럼 물류비 급등 피해가 누적되고 있지만 수출 업체 상당수가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수출·제조기업 219개사 가운데 83.1%가 올해 상반기 최대 물류 어려움으로 운임 상승을 꼽았다. 하지만 응답 기업의 78.1%는 비용 증가분의 가격 반영률이 20% 미만이라고 답했다.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답한 기업도 32.9%에 달했다.
응답 기업의 85.9%는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3~5%포인트 하락했다고 답한 기업은 39.3%였다. 무역협회는 지난해 중소 제조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4.6%라는 점을 고려할 때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대완 무역협회 물류서비스실장은 “누적된 유가 부담과 운임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못해 석유화학, 식품·농수산물 등 물류비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저하하고 있다”며 “관계부처와 협력에 중소 수출기업 물류비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