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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노동자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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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노동자 정체성’

입력 2026.07.28 18:10

수정 2026.07.2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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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카를 마르크스는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고 했다. 물질적 생산 방식, 경제적 조건, 계급적 위치 등이 사람들의 생각과 관념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이 테제에 따르면 노동자는 노동자의 의식을, 자본가는 자본가의 의식을 갖게 된다. 모든 사람에 해당하진 않지만, 자신의 현재 처지나 과거 경험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이는 없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소년공 출신이다. 10대에 공장에서 일하다 프레스기에 눌리는 사고로 왼팔에 장애를 갖게 됐다. 그 시절은 이 대통령의 ‘의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취임 후 줄곧 산업재해에 강력한 대응을 강조해온 것이 그 증좌다. 이 대통령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동지”라 부르며 친근감을 보이는 것도 비슷한 인생 역정 때문이다. 룰라 대통령은 12세에 초등학교를 그만두고 염색공장 노동자가 됐다. 19세엔 금속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해 왼쪽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브라질을 국빈방문 중인 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룰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저나 (룰라) 대통령께서 노동자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더 많은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이 젊은 시절 일했던 상파울루의 금속노조 사무실 방문 계획을 밝히면서 “노동자들의 현실을 잊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했던 그곳에서, 룰라 대통령의 꿈을 한번 더 생각해볼 것”이라고도 했다. 룰라 대통령도 “어려서 고생한 사람들은 모든 기회를 소중히 여긴다. (이재명) 대통령님과 저 모두 굉장히 어렵게 자랐다”며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서는 데가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웹툰 <송곳>에 등장하는 노동상담소장 구고신의 대사다. 이재명 정부가 최근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과 관련해 노동쟁의 범위를 좁히고, 메가특구 내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소년공이 아니라 대통령인 만큼 다른 풍경이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스스로 강조한 ‘노동자 정체성’은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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