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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 23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는 예정된 100분을 넘겨 세 시간 동안 이어졌다.

한 토론자 지적처럼 정책 목표가 시장 안정인지 가격 하락인지 다주택자 규제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주거 안정과 가격 안정은 같은 말처럼 쓰이지만, 같은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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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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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대출을 묻고, 정부는 세금을 답했다

입력 2026.07.28 20:44

수정 2026.07.2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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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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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는 예정된 100분을 넘겨 세 시간 동안 이어졌다. 재개발 규제 강화와 이주비 대출 완화, 시가 10억원 이상 보유세 실효세율 1% 적용,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와 재산세로의 단순화 등이 같은 자리에서 함께 나왔다. 백가쟁명이라 할 만하지만, 그 사이에서 수렴의 실마리가 잡혔는지는 분명치 않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토론장 안과 밖의 온도차다. 국토교통부 국민제안 게시판에 접수된 4500여건에서 가장 많았던 요구는 대출 규제 완화였다. 생애최초·신혼부부 한도 현실화,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금융 확대, 집단대출·중도금대출 개선 등이다. 반면 대통령이 거듭 확인한 기조는 사실상 세제 개편이었다. 국민은 대출을 물었고, 정부는 세금을 답한 셈이다.

이 차이는 소통의 실패라기보다 시간 지평의 차이로 보인다. 대출 완화 요구는 지금 사야겠다는, 또는 지금 보증금을 마련해야겠다는 절박함의 표현일 것이다. 요컨대 단기의 언어다. 반면 세제 개편은 중장기의 언어며, 그 효과는 설계 내용과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 대통령 스스로 ‘선진국 수준이 되려면 (보유세는) 세 배는 올려야 하지만 지금 올리면 폭동이 날 것’이라고 했다. 방향은 옳으나 속도는 낼 수 없다는 고민의 흔적일 텐데 말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면도 있다. 대출은 마음먹는다고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계부채 총량 관리와 금융 안정이라는 또 하나의 목표가 뒤에 버티고 있다. 실수요자의 숨통은 틔워주되 유동성이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리지 않게 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산 수익률의 기대치를 낮춰가야 한다. 맞춤형 예외와 총량 관리 사이의 곡예에 가깝고, 그 여지는 넓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문제는 다시 목표로 돌아온다. 한 토론자 지적처럼 정책 목표가 시장 안정인지 가격 하락인지 다주택자 규제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주거 안정과 가격 안정은 같은 말처럼 쓰이지만, 같은 말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주택시장에서 임대차는 별도의 공급 경로를 갖지 않는다. 매매와 분양으로 취득된 주택을 소유자가 소유와 점유를 분리해 내놓은 것이 전월세 물량이다. 매매가격 변동에 전세가와 월세 전환 조건이 연동되는 이상, 가격 안정은 주거 안정의 전제가 된다. 그러나 전제일 뿐 목적은 아니다. 그 관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수단의 정합성을 따질 수 없고, 정합성 없이는 지속성도 담보되지 않는다.

지금의 국면은 이 질문을 더 어렵게 만든다. 반도체로 대표되는 대기업 부문 소득 증가, 주식시장 활황, 풍부한 유동성, 그리고 오르는 물가와 금리, 이런 조합 속에서도 부동산이 강세를 유지한다는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주택이 여전히 가장 신뢰받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산적 금융과 투자를 오래 이야기해 왔지만, 경로 의존성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고, 특히 지금처럼 공급이 비탄력적인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청년 주거는 여러 차례 언급되었다. 그러나 논의는 대출 한도 확대와 저소득 청년 집중으로 갈렸을 뿐, 어느 방향으로도 모이지 않았다. 전세사기 여파와 PF 부실화로 비아파트 공급 생태계가 사실상 와해된 상태에서 대출 한도만 넓히는 일은 가격을 밀어 올릴 뿐이다. 필요한 것은 입지가 양호한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이며, 나아가 임대와 매매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일이다. 사는(buy) 집과 사는(live) 집이 굳이 같지 않아도 되는 상태라야 임대차 시장도 안정된다. 민간임대 정책의 공백에 대한 지적도, 비아파트의 낮은 공시가격 탓에 보증보험 한도가 전세 시세에 못 미쳐 계약을 가로막는다는 현장의 호소도 결국 같은 곳을 가리킨다.

토론회는 많은 것을 드러냈다. 정책의 윤곽이 잡히기 전이니 평가는 이르다. 그런데 국민의 질문과 정부의 답 사이에 놓인 이 미묘한 거리 자체가, 향후 정책 시행이 왜 그토록 어려운 일인지를 이미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참석자들은 전국에서 올라왔지만, 논의의 무게는 대체로 서울과 그 언저리를 향해 있었다. 한쪽의 사정이 전체의 의제가 되는 동안 다른 쪽의 사정은 좀처럼 말해지지 않는다. 그 거리를 좁히는 데에는 훨씬 많은 것들이 함께 고려되어야, 지나온 길을 다시 밟지 않을 수 있다.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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