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조정식 의장 발언’ 공세에 진화
여권 안팎 “이 대통령 직접 입장 밝혀야 논란 완전 불식”
국정 블랙홀…정책 동력 상실 우려 공소취소 거래설도 “할 이유 없다”
청와대는 29일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은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조정식 국회의장 발언으로 파문이 일자 “연임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집권 연장을 도모하려는 것 아니냐는 야권 공세가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직접 연임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의장 발언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포함한 개헌은 우리나라 헌법 체계가 허용하지 않고 국민도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셨다”고 답했다.
강 실장은 “제 개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대한민국 헌법 제128조 2항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며 “이는 우리가 지켜야 할 역사적 합의였다”고 밝혔다. 해당 헌법 조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선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 강 실장은 국민의힘을 겨냥해선 “조 의장도 해명했고 대통령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는데도 대통령을 정치적 논쟁으로 끌어들이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과 주가, 민생 경제가 중요한 상황에서 청와대는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논의에 쓸 시간이 없다”며 “민생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도약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 대통령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사진)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현행 헌법에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포함한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유시민 작가가 제기한 정계개편을 통한 연임 개헌설에 대해 “청와대 차원에서 야당 인사를 끌어들여 입당시키는 등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생각해본 적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정당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단독으로 160석 이상의 의석을 가진 상황인데 정계개편을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서 제기된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해서는 “검찰과 뒷거래할 이유도 없고 그렇게 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논란 확산 차단에 나선 것은 야당의 공세로 이 대통령이 연임 논쟁 블랙홀에 빠질 수 있는 점을 경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태로 민생·경제 문제에 집중하려는 국정운영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지금이라도 재판 취소 포기하고 연임 불가를 선언하라”고 이 대통령을 압박했다.
여권 안팎에서는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이 귀국 후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원빈 성균관대 교수는 “경제와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대통령 임기 연장 논란이 계속되면 국정 동력이 떨어지고 민주당 전당대회의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이 임기 연장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깔끔한 해법”이라고 밝혔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개헌 저지선 때문에 못한다는 식으로 설명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정족수의 3분의 2를 넘으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며 “더 파장이 커지기 전에 대통령이 직접 재임 중 임기 연장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전날 SBS 라디오에서 “당의 상임고문들과 여럿이 점심을 했는데 전부 이구동성 ‘연임 개헌이 말이 되는 소리냐, 말 같지 않은 소리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공소취소에 대해서도 깨끗이 미련을 버리고 결국 정권 재창출이 되면 그걸 통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