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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할의 삶과 7할의 운

입력 2026.07.30 20:04

수정 2026.07.3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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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과 2025년 각각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8연패를 기록하며 악전고투하고 있는 LG트윈스.  LG트윈스 제공

2023년과 2025년 각각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8연패를 기록하며 악전고투하고 있는 LG트윈스. LG트윈스 제공

지난주에 응원하는 야구팀 LG트윈스가 8연패를 했다. 지난 8연패는 2018년 7월31일 두산전을 시작으로 8월9일 삼성전까지였다. 엄청나게 화가 나거나, 누군가를 심하게 질책하고픈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려갈 때가 있으면 올라갈 때도 있다. 운이 닿지 않으면 아무리 애를 써도 지치기만 한다. 1승을 거둬 9연패를 막았지만, 이후로도 고만고만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MBC청룡을 응원했고, LG트윈스로 바뀐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시작부터 응원하던 팀을 바꾸기는 불가능이다. 좋아하는 감독이나 배우가 바뀌는 것과 전혀 다르다. 암흑기 시절에 멀리하기는 했다. 너무 화가 나서 경기도, 하이라이트도 보지 않았다. 암흑기가 지나고 나니, 고된 세월을 경험해서인지, 그냥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담담해졌다. 포스트시즌에서 허무하게 탈락하면 조금 쓰리지만, 그래도 응원을 보낸다. 다음에 잘하면 되는 거지.

올해의 트윈스는 약팀이 아니다. 작년에는 정규리그 1위를 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23년 우승에 이은 2000년대 두 번째 우승이다. 1990년과 1994년 우승을 하고, 무려 29년간 우승하지 못했던 LG트윈스는 이제 강팀이 되었다. 최악의 성적을 거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암흑기였던 LG트윈스는, 2019년부터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상위권 팀이다. 착실한 리빌딩으로 주전 선수 이외의 뎁스도 가장 훌륭한 팀으로 꼽힌다. 올해 시즌을 준비하면서 염경엽 감독은 가장 강한 전력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LG트윈스를 꼽았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계획대로,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시즌 개막 전 WBC 대회가 열렸고 LG트윈스는 문보경과 유영찬 등 10개 구단에서 가장 많은 선수가 출전했다. 시즌이 개막하고 WBC에 출전한 선수 대부분이 컨디션 난조와 부상에 시달렸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 선발 송승기도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문보경과 박동원 등은 시간이 흘러도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선발투수 손주영을 마무리로 보내고 외국인 투수를 두 번이나 교체했지만 여전히 어렵다. 선발투수 전체가 난조이고 타자들의 타격감은 바닥에서 헤매는 등 악재가 잇따랐다.

그럼에도 LG트윈스의 전반기는 훌륭했다. 방어율, 타율 등 모든 지표가 중위권인데 팀 성적은 1, 2위를 오르락내리락했다. 송찬의와 문정빈 등 새로운 타자들이 잘해줬고, 수비도 견고했다.

그러나 전반기 마지막에 2위로 내려앉은 후 올스타 브레이크를 지나고 연패를 거듭했다. 선발의 퀄리티 스타트는 한 번도 없었고, 타격은 하위권을 맴돌면서 득점 찬스에서 병살을 치거나 무력하게 물러났다. 질 것 같은 경기를 호수비로 분위기를 바꾸거나 갑자기 타격이 폭발하며 뒤집는 저력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뛰어난 용병술과 작전으로 전반기를 잘 끌어왔던 염 감독도 갑자기 맹탕이 된 듯 무리수를 일삼았다. 8연패 모두 질 만한 경기였다.

애초 1, 2위에 오를 전력이 아니었다. 개막하자마자 3연패는 이변이 아니라 예고였다. 올해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 그러나 운이 좋아서 잘 버텨냈다. 감독도 선수도 열심히 했지만, 무엇보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기술, 노력, 재능 등이 3할이라면 운이 7할이라는 것. 단순하게 비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은 운이 더해질 때 가능하다는 것. 내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운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어그러지거나 망할 수 있다. 지금의 LG트윈스는 노력이 부족하다기보다, 전반기에 찾아왔던 행운이 멈춰 숨을 고르는 시간일 것이다. 그러니 화가 나지는 않는다. 지고 싶어서 뭔가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패배에 돈을 건 불법 도박꾼밖에 없지 않을까.

야구에서는 3할을 치면 좋은 타자다. 7번을 실패해도 3번을 성공하는 타자라면 훌륭한 시즌이다. 인생도 비슷하지 않을까. 운이 늘 우리 편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태도는 7할의 운이 오기를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나의 몫인 3할의 기술과 노력만으로도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튼튼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작은 운들을 모으기 위해, 타인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할 수 있는 만큼 베풀며 사는 것. 그게 3할의 삶 아닐까.

김봉석 문화평론가

김봉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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