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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관리비 합쳐 20만원 수준…서울 공공임대 ‘해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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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에서 살아온 최기례씨는 지난해 9월 '해든집'으로 이사했다.

해든집은 남대문 쪽방촌을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이곳에 살던 주민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지은 임대주택이다.

해든집으로 먼저 이주시키고 쪽방을 철거하는 '선 이주 후 개발' 방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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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쪽방 주민에게 ‘소중한 일상’을 분양

월세·관리비 합쳐 20만원 수준…서울 공공임대 ‘해든집’

입력 2026.07.30 21:55

수정 2026.07.3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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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142가구 ‘선이주 후개발’

“낯선 사람도 벌레도 없어 행복”

최기례씨가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해든집’에서 키우는 식물들을 보여주고 있다.

최기례씨가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해든집’에서 키우는 식물들을 보여주고 있다.

“쪽방에 살 때는 더워서 문을 열어놓으면 남자들이 막 들어왔어요. 이제는 누가 벨을 눌러도 이거(인터폰)를 보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나오니까 남자면 문을 안 열어줘요.”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에서 살아온 최기례씨(76)는 지난해 9월 ‘해든집’으로 이사했다. 쪽방에서는 폭염 때 문을 열어놓은 채 살곤 했다. 낯선 사람이 안을 들여다볼 수도 있어 불안했지만 복도로 퍼지는 에어컨 바람이라도 쐬려면 어쩔 수 없었다. 바람과 함께 벌레가 집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최씨는 요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집에 에어컨이 있어 여름에도 시원하고, 벌레가 돌아다니지도 않는다. 살기 좋아졌다”고 말했다.

해든집은 남대문 쪽방촌을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이곳에 살던 주민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지은 임대주택이다. 해든집으로 먼저 이주시키고 쪽방을 철거하는 ‘선 이주 후 개발’ 방식을 썼다. 정비 대상지에 거주하던 세입자의 주거를 먼저 보장하면서 재개발에 착수한 첫 사례다. 지난해 9월 남대문 쪽방에 살던 142가구가 이사했다. 다음달 중순에는 나머지 42가구에 세입자가 들어온다. 각방 면적은 14~20㎡ 규모다.

쪽방촌을 나와 해든집에서 처음 여름을 나는 입주민들은 “이전보다 훨씬 살기 좋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 29일 해든집 2층에 마련된 ‘모두의 거실’에선 주민들이 커피를 내려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입주민 홍성준씨(55)는 “쪽방에 살 때는 주인이 세탁기를 잠가놔서 여름에도 일주일에 한 번만 빨래를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빨래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30년간 감기에 걸린 적이 없는데 어제 에어컨 끄고 자는 걸 깜빡해서 지금 콧물이 나온다”며 웃었다.

주민들은 이제 ‘방 꾸미기’도 한다. 거실 한쪽에는 잘 꾸며놓은 방을 자랑하는 ‘내 방 꾸미기 콘테스트’ 당선작들이 걸려 있었다. 생존을 위해 웅크리고 살던 작은 쪽방에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 이곳에서는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 집 안 곳곳을 화분과 스티커로 꾸민 최씨도 연신 “쪽방은 내 집 같지 않았는데 이제 여기는 정말 내 집”이라고 말했다.

주거비 부담도 크지 않다. 백고현씨(62)는 “쪽방은 방세 25만원을 냈는데 에어컨도 없었고 전기도 내 마음대로 못 썼다”며 “여기서는 에어컨을 틀어도 월세와 관리비를 합해 이전과 비슷한 금액이 나온다”고 했다. 백씨는 지난 6월 월세와 관리비를 합해 총 20만원 정도를 썼다. 서울시 관계자는 “쪽방 주민들이 해든집으로 이주했을 뿐 경제 상황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존 수급 자격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서울 다른 쪽방촌 주민들은 여전히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서울에는 종로구 돈의동·창신동, 용산구 동자동 등을 비롯해 5개 쪽방촌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른 쪽방촌도 토지 문제와 개발 방식 등을 고려해 정비하고 있다”며 “해든집과 같은 ‘선 이주 후 개발’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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