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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외톨이 역을 떠나며>의 저자인 '교통 철학자' 전현우는 인터뷰 사진 촬영 장소로 서소문고가 사고 현장을 제안했다.

<외톨이 역을 떠나며>는 <거대도시 서울 철도>,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에 이은 '철도 3부작'의 마지막 책이다.

전현우는 '외톨이 역'이라 이름 붙인 경주역, 군산역, 포항역 등의 답사로 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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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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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부산 가는 KTX는 왜 없을까···“서울로만 향하는 철도가 지방을 말린다”

입력 2026.07.31 06:00

수정 2026.07.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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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역을 떠나며’의 전현우 인터뷰

도시 중심부와 떨어진 경주·군산·포항역

대중교통 어렵고 ‘역전 앞’ 소셜믹스 실종

광주~부산 KTX 가능한 그물망 구조 제안

철도 탄소 에너지 효율 승용차의 5~10배

승용차 대 대중교통 비율 1:2로 뒤집어야

‘저렴한 세계’와 ‘적정한 세계’ 조화 필요

<외톨이 역을 떠나며>저자이자 교통 철학자인 전현우가 24일 서울 중구 서소문고가 인근 철길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소문고가 붕괴사고 당시 현장이 비치고 있다. (다중노출 촬영) 2026.07.24 한수빈 기자

<외톨이 역을 떠나며>저자이자 교통 철학자인 전현우가 24일 서울 중구 서소문고가 인근 철길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소문고가 붕괴사고 당시 현장이 비치고 있다. (다중노출 촬영) 2026.07.24 한수빈 기자

<외톨이 역을 떠나며>(민음사)의 저자인 ‘교통 철학자’ 전현우(40)는 인터뷰 사진 촬영 장소로 서소문고가 사고 현장을 제안했다. 지난 5월26일 서소문고가가 철거 도중 붕괴했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가 일어났고, 선로가 차단돼 경부선, 호남선 등 전국 주요 열차의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지난 24일 찾은 이곳에서 사고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잠시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열차가 몇 분 간격으로 줄기차게 오갔다. 일반 승객에겐 존재 여부조차 낯선 이 선로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전현우는 이곳이 “한국 철도의 목”이라고 표현했다.

“목이 잘리면 죽잖아요. 이 선로를 통해 수색, 고양의 기지로 하루에도 수많은 열차가 정비하러 오갑니다. 전국의 철도 네트워크로 보면 10m의 ‘점’에 불과하지만, 가장 취약한 구간이기도 하죠. 이 구간이 100년 됐는데 그동안 엄청난 투자 속에서도 그 취약성이 극복이 안 된 겁니다. 서울 집중형 네트워크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외톨이 역을 떠나며>는 <거대도시 서울 철도>(2020),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2022)에 이은 ‘철도 3부작’의 마지막 책이다. 전현우는 ‘외톨이 역’이라 이름 붙인 경주역, 군산역, 포항역 등의 답사로 책을 시작한다. 에너지 위기, 지방소멸, 기후변화의 문제도 파고든다. 칸트, 라이프니츠, 브뤼노 라투르, 아즈마 히로키의 사상까지 언급된다. 탄소 중립 목표 시간인 2050년에 맞춰 한국 철도망을 ‘규칙 시간표’에 따라 재편하는 기획이 담긴 부록만 170여 쪽이다. 어디로 이어질지 모르는 독서 경험을 안겨주는 책이다.

‘외톨이 역’이란 도시 중심부와 멀리 떨어진 곳에 세워진 전국망 역을 말한다. 유적지 답사를 위해 경주역에 내렸다가 오지 않는 버스·택시를 기다려 수십 분을 이동하거나, 북페어를 찾기 위해 군산역에 내렸는데 거대한 주차장만 본 경험을 한 여행객에겐 익숙할 개념이다. 이런 불편한 역은 왜 생긴 걸까. 이유는 다양하다. 경주역은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이유로 도심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생겼다. 포항역은 토지 보상비가 적어 개발 이익의 비중이 큰 외곽지를 선택하기 위해서였다. 버스노선 주축에서 벗어나 대중교통 배차가 어려워지는 문제는 사소하게 여겨졌다.

외톨이 역에 도착한 사람들은 저마다 택시나 승용차를 타고 또 다른 목적지로 서둘러 향한다. 떠들썩한 ‘역전 앞’이 창출하는 자연스러운 ‘소셜 믹스’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세대를 넘어 지속하는 도시의 기억”이 누적될 공간도 사라진다.

한국의 거점도시 위에 그린 한국철도의 나무형 구조(위)와 그물망 구조. 굵기는 시간당 평균 배차량에 비례하게 그렸다.  민음사 제공

한국의 거점도시 위에 그린 한국철도의 나무형 구조(위)와 그물망 구조. 굵기는 시간당 평균 배차량에 비례하게 그렸다. 민음사 제공

문제는 서울 가는 데는 요긴하지만 도시권 내부 광역 통행에는 무의미한 외톨이 역이 서울 집중, 지방 소멸을 가속한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의 철도망은 서울과 지방의 거점 도시를 이은 ‘나무형 구조’다. “뿌리에서 빨아올린 사회적 에너지는 줄기를 거쳐 거대 도시 서울에 도달한다.” 서울이 화려해질수록 지방은 마른다. 광주에서 부산 가는 KTX가 없는 이유 역시 한국 철도의 ‘나무형 구조’ 때문이다. 전현우는 우선 초광역권을 연결하고 이후 전국 각지를 균등하게 잇는 ‘그물망 구조’를 제안한다.

철도는 ‘뻣뻣한’ 수단이다. 역은 목적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시간표에 맞춰야 하는 불편도 있다. 편리하게 승용차로 가면 안 될 이유가 있을까. 전현우는 기후위기를 생각한다. 철도의 에너지 효율은 승용차 대비 10배, 탄소 효율은 5배다. 승용차 통행량을 철도로 10% 흡수하면 에너지 소비량은 9%, 탄소 배출량은 8% 줄어든다. 전현우는 도심 속 철길을 없애고 숲을 만드는 것도 ‘그린워싱’이라고 적었다. 숲에 가기 위해 자동차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동 시스템의 측면에서, 지금 2:1인 승용차 대 대중교통의 비중을 1:2로 뒤집어야 한다”고 본다.

탄소 중립을 위한 여객 수송분담률 전환 목표. 민음사 제공

탄소 중립을 위한 여객 수송분담률 전환 목표. 민음사 제공

전현우는 “기후위기를 대장 깃발로 삼아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고 철도 이용을 장려하는 쪽으로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중고차가 다 모여 500만원만 있으면 차 살 수 있는” 인천에서 나고 자랐지만, 여태 무면허에 자동차가 없는 것도 이런 신념 때문이다.

전현우는 경제적으로 ‘저렴한 세계’와 환경적으로 ‘적정한 세계’의 조화를 생각한다.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고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비용 절감도 가능한 철도는 그 접점이다. “책이란 반시대적인 매체란 생각이 듭니다. 멈춰서 생각하라고 요구하는 거죠. 기후문제로만 봐도 한국이 건설하는 문명이 얼마나 취약한지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의 외톨이 역은 대체로 1990~2000년대 초반 형성됐습니다. 경주만 해도 앞으로 1000년은 사람이 살 텐데, 30년 전 결정했다고 따라야 한다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제 역사적 비판을 시도할 시간이 됐습니다.”

<외톨이 역을 떠나며>저자이자 교통 철학자인 전현우가 24일 서울 중구 서소문고가 인근 철길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열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07.24 한수빈 기자

<외톨이 역을 떠나며>저자이자 교통 철학자인 전현우가 24일 서울 중구 서소문고가 인근 철길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열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07.24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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