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적자 땐 임금 조정·주식 지급”
노조 “작년 합의 훼손···수용 불가”
23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체계 개편안 협상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회사가 적자를 볼 때 임금을 조정하고, 성과급을 주식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은 안을 제시하자 노조 측이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31일 SK하이닉스 노조가 공개한 4차 본교섭 회의록을 보면, 사측은 성과급 지급 방식 변경안과 적자 시 임금 조정 등을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의 절반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을 주식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제안을 4차 본교섭까지 유지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적자 발생 시 임금을 일시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 중”이라고 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산업)으로,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023년 연간 7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이런 업황 특징을 고려할 때 임금 조정 방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두고도 협상 진통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교섭에서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폐지하고 이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PS 지급액의 80%는 당해 현금으로 내고 나머지 20%를 2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내용이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250조원 수준이다. 성과급 체계를 올해 그대로 적용하면 1인당 성과급 액수는 평균 세전 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사측이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올해 교섭에서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지난 3차 본교섭에서 “회사의 성과급 안은 지난해 어렵게 마련한 합의의 취지와 기본 방향을 훼손하는 수준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노사는 다음 주 성과급 지급 방식 등을 놓고 5차 본교섭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