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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출판과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인물은 저자다.

관심 많은 이라면 편집자, 마케터, 디자이너까지 염두에 둘 수 있다.

인타임에서 만든 책 중 디자이너, 출판사, 작가가 소장하던 1282권이 이곳으로 돌아와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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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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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들 사이 소문난 ‘힙한 인쇄소’…장충동에 특별한 도서관 열었다

입력 2026.08.03 06:00

수정 2026.08.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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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전시 ‘인타임 도서관’

인쇄소 휴가철 맞아 임시 도서관으로

‘인타임 도서관’ 전시 모습. ⓒ전소영

‘인타임 도서관’ 전시 모습. ⓒ전소영

출판과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인물은 저자다. 관심 많은 이라면 편집자, 마케터, 디자이너까지 염두에 둘 수 있다.

31일 한적한 서울 장충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있는 인쇄소 ‘인타임’을 찾았다. 평소라면 이곳 일대 인쇄소가 분주하게 출판물을 찍어낼 시기지만, 7월 말~8월 초 대부분의 인쇄소는 단체 휴가다.

베테랑 인쇄인 김종민·유성운이 2012년 설립한 인타임은 ‘인쇄기 없는 인쇄소’다. 현재 단 4명이 꾸려가는 인타임은 ‘인쇄 기획사’를 표방한다. 서울 을지로와 충무로, 경기 일산 장항동, 파주 출판단지까지 이어지는 수십 개의 협력업체와 네트워크를 맺어 지금까지 2400여 종의 책을 만들었다. 도록, 사진책, 디자인 책, 소규모 독립출판물 등 만들기 까다로운 책들이 다수다. 회사명대로 ‘제시간에’ 책을 만들어내 디자이너들 사이에 명망이 높다.

‘인타임 도서관’ 전시 모습. ⓒ전소영

‘인타임 도서관’ 전시 모습. ⓒ전소영

서울 중구 인쇄소 인타임에서 책에 대한 수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전소영

서울 중구 인쇄소 인타임에서 책에 대한 수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전소영

인쇄소 휴가 기간을 빌려 8월8일까지 이곳에서 열리는 ‘인타임 도서관’은 “인타임의 작업 공간을 임시적 도서관으로 바꾸는 아카이브 기반 전시”다. 인타임에서 만든 책 중 디자이너, 출판사, 작가가 소장하던 1282권이 이곳으로 돌아와 전시되고 있다. 기획자인 디자이너 이민규는 이 전시가 “2010년대 이후 한국 그래픽 디자인과 출판 문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비공식적 지형도”라며 “디자인된 오브제로서의 책을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오늘날 책 만드는 일이 서 있는 지반을 함께 살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소라면 ‘여사님’들이 기계로 할 수 없는 수작업을 하는 공간이 전시 기간 동안 작은 도서관으로 거듭났다. 단 100부 찍어낸 독립출판물부터 감각적인 미술책, 시리즈로 나온 철학책까지 다양한 책이 전시됐다. 책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선 ‘힙한 책’이라고 여겨질 만한 목록들이다.

한쪽 벽에는 인타임과 함께 책을 만들어온 사람들의 인터뷰도 전시됐다. 이 인터뷰에서 누군가의 지적 작업이 책이라는 ‘물질’로 구현되는 과정이 온전히 드러난다. 책 데이터는 인쇄소에서 보통 8쪽 혹은 16쪽이 한 면에 담긴 커다란 종이 형태로 출력된다. 종이는 제본소에서 책이라는 형태로 구현된다. 실크스크린 등 특수 공정이 필요한 책은 후가공 업체를 거친다. 삽지나 케이스 조립 같은 수작업이 필요한 책들은 인타임으로 돌아와 ‘여사님’의 손을 탄다. 완성된 책은 출판사, 미술관, 작가 등에게 운송기사가 배송한다. 여느 단행본보다 디자이너의 의도가 정교하게 반영돼야 하는 책들이 많아 공정이 까다롭지만, 원래 의도대로 구현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과정이 인터뷰에 담겼다. 널리 알려진 일은 아니지만, 모두 출판에 대한 자부심과 책에 대한 애정이 넘친다.

‘인타임 도서관’ 전시에서는 여러 출판 종사자들의 인터뷰를 만날 수 있다. ⓒ전소영

‘인타임 도서관’ 전시에서는 여러 출판 종사자들의 인터뷰를 만날 수 있다. ⓒ전소영

‘인타임’에서 제작한 책 중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에 선정된 작품들.  <사뮈엘 베케트 선집>, <산들내 - 자연의 재료>,  <팬그램 북> 등 다수다. 이민규 제공

‘인타임’에서 제작한 책 중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에 선정된 작품들. <사뮈엘 베케트 선집>, <산들내 - 자연의 재료>, <팬그램 북> 등 다수다. 이민규 제공

이곳에서 책 만드는 모든 공정에는 오랜 시간 직접 해야 체득할 수 있는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다. 다만 출판업의 전망이 밝지 않은 터라, 대부분 종사자가 최소 50~60대 이상이라는 점은 한국 출판의 노하우 전승에 대한 흐릿한 전망을 남긴다.

이민규는 “한 권의 책은 단일한 생산 시설이나 개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장소와 공정, 사람과의 협업을 거쳐 완성된다”며 “인타임은 이러한 제작 과정을 통해 완성된 결과물의 이면에서 작동해 온 생산 구조와 협업의 관계망을 드러내는 하나의 렌즈”라고 말했다. 전시 기간에 디자이너, 편집자, 문화 연구자 등과 대화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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