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년 만에 대대적으로 손질한 부동산 관련 ‘2026년 세제개편안’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경향신문이 3일 부동산 업계 전문가 9명에게 이번 세제개편안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물어본 결과, 2028년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축소되기 전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공제 축소 전 절세를 위해 강남 고가주택뿐만 아니라 비강남 임대사업자 매물까지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집값 방향성에는 강남권의 가격 상승세를 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집값 하락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엇갈렸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초고가주택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상당히 세졌다”며 “강남 고가주택의 미래 전망이 안 좋다는 관측과 합해지면 (상승세를 꺾는) 유효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 주요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서울 핵심지에서는 비거주 고가주택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나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만큼 가격 하락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서울 등 공급이 부족한 핵심 지역에서 가격 하락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이 ‘강남 3구’보다 낮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비롯해 강남권 소형 아파트 등으로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가 32억원 이하에서 종부세 부담이 없다 보니 해당 구간 아파트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거주용 1주택 세제혜택 강화로 입지가 우수하고 주거 편의성이 높은 수도권 핵심 지역 아파트 단지로 수요 쏠림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주’를 중심으로 세제가 개편됨에 따라 전월세 매물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거주 중심주의 세제는 임차인 퇴거를 촉진하므로 임차료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 물량 상당수가 다주택자에게서 나오는데 실거주만 우대하면 전월세 시장에 매물이 안 나오게 된다”며 “공공·민간 등 다양한 공급 정책이 동반되지 않으면 전월세 매물 부족과 임대차 시장 혼란이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