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 기간 늘리고 여성도 징집
새 대상자들부터 11개월간 복무
이달 100여명 그린란드 첫 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압박 등 변화한 안보 환경에 대응해 병역 제도를 개편한 덴마크에서 징집병 1600명이 복무를 시작했다.
덴마크 국영 리차우 통신은 3일(현지시간) 새 징집 대상자들이 기존 4개월에서 11개월로 늘어난 군 복무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덴마크는 국방력 강화를 추진했으며 2024년 군 복무 기간을 4개월에서 11개월로 연장하고 징병 대상도 만 18세 이상 여성까지 확대했다. 현재 연간 약 5000명인 징집 규모는 2033년까지 75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날 복무를 시작한 신병 중에는 덴마크 왕위 계승 2순위인 이사벨라 공주(19·사진)도 포함됐다. 프레데리크 10세 국왕과 호주 출신 메리 왕비 사이에 태어난 이사벨라 공주는 이날 배낭을 멘 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슬라겔세에 위치한 병영에 도착했다고 독일 dpa통신이 전했다.
이사벨라 공주는 근위 후사르 연대 소속으로 11개월간 무보수로 복무할 예정이다. 오빠인 왕위 계승 서열 1위 크리스티안 왕세자도 징집병 복무를 마친 뒤 지난해 육군 소위 양성 과정을 시작했다. 덴마크 왕실은 다른 유럽 왕실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 왕실 구성원들이 일정 기간 군에서 복무하는 관례를 이어오고 있다.
덴마크는 이달 말 그린란드에 처음으로 징집병을 배치할 방침이다. 징집병 100여명으로 구성된 중대급 부대가 한 달간 그린란드에 파견돼 지금까지 직업 군인이 맡아온 작전 임무를 넘겨받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거듭 드러내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이번 징집병 배치가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병합 추진에 반대해왔다.
새 징집병들은 5개월간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뒤 6개월 동안 실제 작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덴마크군은 특수작전사령부에 무인기(드론) 소대를 신설하는 등 새로운 징집 복무 과정도 도입한다.
덴마크에서는 18세 이상 건강한 청년을 대상으로 추첨 방식 징병제를 운용 중이다. 다만 그간 지원병만으로 대부분 정원이 채워지며 추첨은 부족한 인원을 충원할 때만 실시됐다.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러시아와 인접한 발트 3국도 의무 군 복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