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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난’ 일상화…인력난·격무에 신음하는 방재안전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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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영남권 기초단체에서 10년째 재난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방재안전직 공무원 A주무관은 주말과 휴일에도 쉬지 못하고 매일 출근한다.

폭우와 폭염 등 재난 현장 최일선에서 뛰는 지방정부 방재안전직 공무원들이 인력난과 격무,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고 있다.

각종 재난에 대응하는 현장 인력 역량 부실로 이어져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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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난’ 일상화…인력난·격무에 신음하는 방재안전 공무원

입력 2026.08.04 21:03

수정 2026.08.0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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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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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대기 많아 기피, 중도 퇴직 늘어…전국 정원 절반도 못 채워

행안부 “인력 충원·처우 개선 땐 연말 지방정부 평가에서 가점”

폭우가 내린 지난달 9일 세종시 한별동 BRT 교차로 부근 도로가 공사장에서 흘러내린 토사에 덮여 침수되자 작업자들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폭우가 내린 지난달 9일 세종시 한별동 BRT 교차로 부근 도로가 공사장에서 흘러내린 토사에 덮여 침수되자 작업자들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권 기초단체에서 10년째 재난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방재안전직 공무원 A주무관(38)은 주말과 휴일에도 쉬지 못하고 매일 출근한다. 장마철엔 침수와 산사태 위험 지역을 주로 점검하고, 요즘엔 폭염 취약 현장인 야외 작업장과 건설 현장 등을 둘러보고 있다.

A주무관은 “매년 7~9월엔 단 하루도 제대로 쉬는 날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근 업무도 쌓여 있다. 행정직과 기술직 직렬의 부서 동료들이 있으나, 행정 처리는 유일한 방재안전 전문직렬인 A주무관이 도맡아 한다. 그는 “전문직이면서 실무자급 주무관이라는 이유로 온갖 잡다한 일이 떠넘겨지는데, 가끔은 ‘한낮 뙤약볕이라도 차라리 현장에 나가는 게 낫겠다’ 싶은 적이 많다”고 말했다.

다른 기초단체에서 방재안전직으로 9년째 일하는 B주무관(37)은 “요즈음 두통약을 끼고 산다”고 했다. 그는 “동기가 코로나19 대응 사후 감사 과정에서 징계를 받은 일이 있었다”며 “그 얘기를 들은 후 심장 두근거림이 심해져 병원 상담을 받을까도 고민했지만 인사상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폭우와 폭염 등 재난 현장 최일선에서 뛰는 지방정부 방재안전직 공무원들이 인력난과 격무,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고 있다. 각종 재난에 대응하는 현장 인력 역량 부실로 이어져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행정안전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올 5월 말 기준 전국 광역·기초단체 방재안전직은 1100명으로, 전체 정원(2417명)의 45.5%에 그쳤다. 인력 배치도 문제다. 2024년 말 기준 1인당 담당 인구는 최소 2만4828명(제주)에서 최대 14만3916명(대전)으로 차이가 난다. 1인당 담당 면적도 최소 4.17㎢(서울)에서 최대 306.01㎢(강원)로 편차가 크다.

인력난이 심각한 이유는 재난관리 업무가 기피 대상이기 때문이다. 폭우와 폭염 등 재난이 일상화되면서 사실상 24시간 비상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실수라도 있으면 사후 감사에서 과실 책임을 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1~2년씩 순환보직하는 타 직렬 직원들이 사안마다 방재안전직에게 의존하면서 업무가 과다하게 몰리기도 한다. 직렬이 2013년 신설된 탓에 7~9급 실무자급이 많고 6급 이상 관리자급 정원은 적어 승진 기회도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중도 퇴직한 직원이 늘고 있다. 연간으로는 2022년 38명, 2023년 50명, 2024년 67명이 퇴직했다. 휴직 등을 제외한 현원 대비 연간 평균 면직률은 2022년 4.80%, 2023년 5.92%, 2024년 7.33%로 매년 증가 추세다.

수도권 기초단체의 한 방재안전직 직원은 “동기 중 한 명이 지난해 여름 호우 대응 때 큰 고생을 했는데 평가를 박하게 받아 이후 병원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퇴직했다”고 전했다.

지방정부는 그러나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업무 여건 개선에 소극적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연말에 지방정부 재난관리평가를 할 때 인력 충원과 처우 등 지표에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은 “반복되는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진 방재안전직 공무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들이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고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인력 충원과 처우 등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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