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여자농구단, 전국종별농구대회서 우승
구 예산없이 후원과 서울시 지원으로 운영
전임 구청장 시절 창단 강행···계속 갈등
구청장 교체로 향후 계속 운영 가능성 불투명
서대문구청 여자 농구단이 지난 2일 전남광주 영광스포티움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81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사천시청과 여자일반부 경기를 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서울 서대문구청 여자 농구단이 구청장 교체로 존폐 기로에 섰다.
이성헌 전 구청장(국민의힘)이 2023년 3월 구의회 반대에도 창단을 강행하면서 3년 넘게 운영돼 왔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운기 구청장으로 교체되면서 ‘이성헌표’ 여자 농구단 역시 운영 중단 위기에 놓인 것이다.
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대문구는 현재 여자 농구단 운영 지속 여부를 검토 중이다. 다만 서대문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면서 “농구단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대회에 참가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여자 농구단은 ‘여자 농구 전설’로 불리는 박찬숙 감독의 지휘 아래 프로에 진출하지 못했거나 조기 은퇴한 선수들 위주로 꾸려졌다. 창단 이듬해인 2024년과 2025년 전국체육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3일 막을 내린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 여자 일반부에서도 우승을 거머줬다. 국내에선 서대문구청과 김천시청, 대구시청, 사천시청 등 4개 여자 농구 실업팀이 활동하고 있다.
농구단은 현재 구로부터 제대로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의회는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구가 제출한 예산(연 8~9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농구단은 서울시 지원금과 기업 후원 등으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박찬숙 서대문구청 여자 농구단 감독이 지난 2일 전남광주 영광스포티움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81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사천시청과의 여자일반부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서대문구의회의 다수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농구단 창단 전부터 구가 준비 없이 창단을 강행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다른 지자체들은 비인기 종목이나 지역사회와 연계할 수 있는 종목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운영하는 것과 달리, 이성헌 전 구청장이 종목을 일방적으로 정하고 운영비 확보 방안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농구단 일본 해외 연수와 포상금 집행 과정에서 구의 규정 위반 문제도 불거졌다.
서울 자치구가 운영하는 직장운동경기부는 15개 자치구 16팀이 있다. 이중 서대문구 여자 농구단이 선수 11명과 지도자 2명 등 총 13명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이어 동작구청 씨름단 9명(선수 7명·지도자 2명), 중구청 여자레슬링팀 8명(선수 6명·지도자 2명) 순이다.
제10대 서대문구의회 역시 민주당이 다수로, 여전히 농구단 운영에 부정적이다. 서호성 구의회 의장은 “기초지방정부는 재정에 한계가 있다. 단체 종목 운동부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장기적으로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데에 따른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숙 감독은 “서대문구청 농구단이 ‘롱런’하는 것이 바람”이라며 “선수들에게도 변함없이 각자의 책임을 다하자고 이야기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