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고발 2개월여 만에 착수
기획 고의성 등 자료 확보 나선 듯
신세계그룹 계열사 스타벅스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펼친 ‘탱크데이’ 이벤트 관련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19일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을 이용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경찰이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과 관련해 스타벅스코리아에 대한 첫 압수수색에 나섰다. 시민단체 등의 고발에 따라 수사에 착수한 지 2개월여 만이다.
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 강남구 스타벅스코리아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참고인 조사와 스타벅스 측이 제출한 자료 검토 등을 일단락 짓고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나선 양상이다.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프로모션 기획을 맡은 커머스팀 소속 임직원의 휴대전화 등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파악됐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모욕 혐의가 적시됐다. 경찰은 ‘탱크데이’ 프로모션 기획의 의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5월18일 ‘탱크데이’ 라는 이름의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면서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이 때문에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희생자들을 모욕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과 모욕,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고발했다.
고소·고발 접수 뒤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은 지난 6월8일 스타벅스코리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이 이를 반려하면서 압수수색이 무산됐다. 경찰은 양종환 신세계그룹 감사팀장 등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했다.
신세계그룹은 논란이 불거지가 손정현 당시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담당 임원 등을 해임 조치하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신세계그룹은 이어 일주일 동안 자체 감사를 벌였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5월26일 ‘마케팅 행사 업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영진·실무진이 의도를 갖고 논란이 된 프로모션을 고의로 기획했는지를 입증할 명확한 근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탱크데이’ 명칭을 최초 제안한 직원을 포함해 커머스팀 직원 5명 중 3명이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내 메신저 기록이 내부 정책상 서버에 일주일만 저장돼 초기 기획 기록은 이미 사라졌다고 밝혔다. 자체 감사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들에게 모욕 등 혐의를 적용하려면, 이들이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려는 의도로 ‘탱크데이’ 프로모션을 기획·진행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경찰은 기획에 참여한 임직원들이 제출을 거부한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뒤 증거물 분석 등을 통해 이들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