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가 지난달 27일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에서 현지 당국과 공조작전으로 스캠 범죄를 벌이던 조직원들의 신병을 확보한 뒤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TF 제공
카자흐스탄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한국인 스캠 범죄조직원 14명이 한국 정부와 현지 당국과의 합동 작전으로 검거됐다. 이들은 차례로 국내 송환돼 구속됐다. 중앙아시아 소재 한국인 스캠범죄 조직이 정부에 의해 직접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23일 현지 당국과 ‘바늘(INE)’이라는 이름의 합동 작전을 벌여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에서 활동하던 스캠범죄 조직의 사무실·은신처를 급습, 한국인 스캠조직원 1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20대~30대인 이들은 해외에 콜센터를 만든 뒤 금융감독원·검찰 등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됐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들 일당은 겁을 먹은 피해자들이 숙박업소 등으로 이동하게 하는 이른바 ‘셀프 감금’ 수법을 이용해 외부와 연락을 단절시켰다. 이어 피해자들이 지정한 계좌로 돈을 옮기게 하는 방식으로 돈을 편취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16명, 피해액은 6억원에 이른다. 당국은 피해액에 최대 수십억원 대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추가 피해자·범죄 등을 수사하고 있다.
당초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활동했던 이들 조직은 현지 단속이 강화되자 베트남을 거쳐 지난 4월 카자흐스탄으로 거점을 옮겼다. 이런 정황을 확인한 경찰청은 TF 내 관계기관과 협동 작전을 통해 이들을 검거했다. 국가정보원은 정보 협력 채널을 가동해 카자흐스탄 당국의 협조를 요청했고, 법무부도 형사사법절차에 긴급 착수했다.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가 지난달 27일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에서 현지 당국과 공조작전으로 스캠 범죄를 벌이던 조직원들의 신병을 확보한 뒤 차량으로 호송하고 있다. TF 제공
지난달 27일 현지에서 검거된 한국인 피의자 14명은 이날까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차례로 송환됐다. 피의자들은 부산경찰청으로 압송돼 전기통신피해환급법 위반·범죄단체 가입·활동 등 혐의로 전원 구속됐다.
경찰은 이외에도 현지에서 활동하다가 귀국해 국내에 있던 5명도 검거해 이들 중 4명을 구속됐다. 구속되지 않은 1명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상태다. 중국 국적인 이들 일당의 총책은 현재 중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TF는 “캄보디아 측 집중단속으로 범죄 거점이 베트남·태국 등으로 이동한 ‘1차 풍선효과’가 발생했고, 이후 인접국 단속도 강화되자 원거리 제3국으로 이동하는 ‘2차 풍선효과’가 발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 범죄조직을 계속해 추적하다가 피해가 커지기 전 예방적으로 단속·검거한 첫 사례”라며 “현지 당국과 원점 타격을 통해 피의자들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TF 관계자는 “이번 공동작전이 성사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협조해 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범죄 조직이 지구 반대편 등 아무리 멀고 생소한 지역으로 숨더라도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 국민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