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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키우고 전쟁 특수 누린 ‘석유 공룡’···기후 위기 책임론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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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미·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세계 8대 석유 기업이 세 달간 벌어들인 순이익이 약 93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더해 전례를 찾기 힘든 폭염, 가뭄, 산불과 홍수 등 대형 재난이 세계 각국을 덮치면서 기후위기의 배후로 지목되는 이들 기업을 향한 여론의 눈초리가 매서워지고 있다.

아람코·브리티시 페트롤리엄·셸·에퀴노르·토털에너지·에니·셰브론·엑손모빌 등 세계 8대 석유 기업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총 93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4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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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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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키우고 전쟁 특수 누린 ‘석유 공룡’···기후 위기 책임론 커진다

입력 2026.08.05 17:11

수정 2026.08.0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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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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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지난 5월7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석유 기업 쉘의 본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지난 5월7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석유 기업 쉘의 본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세계 8대 석유 기업이 세 달간 벌어들인 순이익이 약 930억달러(약 13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경제를 강타한 유가 상승의 충격이 이들 기업에게는 돈 잔치를 알리는 축포였던 셈이다. 이에 더해 전례를 찾기 힘든 폭염, 가뭄, 산불과 홍수 등 대형 재난이 세계 각국을 덮치면서 기후위기의 배후로 지목되는 이들 기업을 향한 책임론이 비등하고 있다.

아람코·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셸·에퀴노르·토털에너지·에니·셰브론·엑손모빌 등 세계 8대 석유 기업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총 93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미국·영국·사우디아라비아·프랑스·이탈리아 등에 기반을 둔 다국적 기업들로, 1분에 70만달러(약 10억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이들 기업의 순이익 급증은 대부분 미·이란 전쟁의 여파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원유 공급 차질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이들 기업 전체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약 500억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126달러를 넘어섰다.

아람코는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330억달러(약 47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8개 기업 중 최대 실적을 냈다. 셰브론은 지난해보다 5배 이상 증가한 122억달러(약 17조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BP도 57억3000만달러(약 8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쟁으로 카타르에 있는 가스전이 피해를 본 쉘도 98억4000만달러(약 14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분기 실적이다.

지난 5월5일 양산을 쓴 시민이 서울 시내에 있는 한 주유소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5일 양산을 쓴 시민이 서울 시내에 있는 한 주유소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석유 공룡’ 1곳의 탄소 배출, 50회 이상 폭염 유발

이들 기업이 거둔 천문학적 이익은 최근 기후 위기가 유발한 대형 재난으로 시름 하는 각국 상황과 배치된다. 유럽은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약 2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산불과 가뭄 피해도 극심하다. 프랑스와 스페인을 휩쓴 대형 산불은 최근 그리스와 튀르키예,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큰 피해를 일으켰다. 남아시아에서는 폭우와 홍수 피해가 확산 중이다. 지난달 초 방글라데시 치타공에서 하루 4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중국 북서부 지역에서는 폭풍으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파키스탄은 최근 한 달 새 폭우와 홍수로 100명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기업들은 전 세계를 덮친 기후 위기와 대형 재난에서 자유롭지 않다. 화석연료 기업이 배출한 탄소와 기후 위기의 관계는 학술적으로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화석연료 기업이 배출하는 탄소가 극심한 폭염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 결과 탄소 배출량 상위 14개 기업 중 한 곳의 배출량만으로도 폭염이 50회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석유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는 비영리 연구단체 ‘카본메이저스’가 조사한 결과, 역사상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한 기업은 아람코인 것으로 나타났다. 셰브론과 엑손모빌, 쉘과 BP가 모두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 상위 10곳에 들었다.

수익은 소수 기업에, 피해는 전 세계에

국제 인권단체 글로벌 위트니스의 화석연료 담당 책임자인 패트릭 게일리는 “인류의 비극을 이용해 누가 돈을 벌어왔는지를 보여준다”며 “거대 석유 기업이 지구보다 이익을 우선한 대가를 시민들이 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위기를 초래한 석유 기업들이 책임을 져야 할 때”라며 기후 위기 대응의 책임을 이들 기업에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먼 스틸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석탄·석유·가스 같은 화석연료에서 더 빠르게 벗어나고, 재생에너지 전환을 확대하며, 이미 기후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을 향한 부정적 여론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기후 위기를 부정하고 석유 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이들 기업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전날 미국 석유 기업이 거둔 막대한 이익을 거론하며 “공급 부족을 틈타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며 “수익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하고 소비자 가격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3일 서울 남산전망대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시내 전경. 온도가 높은 부분은 붉게, 낮은 부분은 푸른색을 띤다. 강윤중 선임기자

지난달 13일 서울 남산전망대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시내 전경. 온도가 높은 부분은 붉게, 낮은 부분은 푸른색을 띤다. 강윤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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