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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이 나서야 모두가 산다

입력 2026.08.05 20:09

수정 2026.08.0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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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대한민국에서 40~70세, 특히 5060세대는 평균수명 90세 시대를 맞아 과거와 차원이 다른 새로운 생애주기를 살아간다. 그러나 공공과 정치권의 인식은 낡은 틀에 갇혀 있다. 중장년을 단순히 ‘경제활동을 연장해야 하는 노동력’이나 ‘곧 부양·요양·복지를 받아야 할 예비 노인’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노동, 복지, 고용, 평생교육 등으로 흩어진 파편화된 정책으로는 새로운 생애주기를 맞이한 이들의 삶을 제대로 담아낼 수 없다.

중장년은 노년을 준비하는 과도기가 아니라, 새로운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사회적 역할을 만들어가는 독자적인 생애주기의 주체이다. 국가가 중장년의 삶의 전환을 지원하는 것은 시혜적 비용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정당한 투자다. 그렇다면 중장년 당사자가 진정으로 갈망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중장년 당사자 네트워크인 ‘컴투게더’(가칭)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가장 핵심적인 욕구는 단연 ‘연결’이었다. 당사자들은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지역사회와 연결되며, 경험을 나누고, 의미 있는 역할을 찾기를 원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 가장 큰 위험은 경제적 빈곤 못지않게 밀려오는 ‘사회적 고립’이다. 따라서 중장년 정책은 단기 일자리 창출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고 공동체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 구축 정책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중장년기본법’ 역시 사회참여 지원을 넘어 ‘사회적 관계망 형성’과 ‘공동체 활동’을 정책 목표로 명시해야 한다. 지역별로 중장년 활동과 연결을 위한 거점 공간을 확보하고, 정책 평가 기준도 단순 취업률을 넘어 다양한 관계망 연결과 사회적 역할 찾기로 확대되어야 한다.

중장년은 사회적 경험과 전문성, 돌봄 역량이 가장 풍부한 세대이다. 이들을 복지의 대상이 아닌 지역사회 돌봄의 주체이자 사회를 전환하는 핵심 자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전국적 조직이 없었기에 그동안 정책에서 소외됐다. 과거 공공의 중장년 정책에 의해 만들어진 당사자 조직은 정책 변화와 함께 사라지거나 고군분투 중이다. 이제 공공에 의존하지 않고 정체성을 확립한 사회적 주체로 결속하는 중장년 당사자 운동이 절실하다.

중장년 당사자 운동은 특정 연령대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이기적인 세대 운동이 아니다. 연령으로 가르는 기존 공공정책의 한계를 넘어, 청년과 노인 그리고 지역사회를 하나로 잇는 전 세대를 포용하는 세대 간 연대 운동이다. 청년에게는 경험을 나누며 자립의 기회를 함께 만들고, 노년층에게는 따뜻한 돌봄과 공동체적 관계를 제공하는 ‘세대 간 통합의 허브’가 되고자 한다.

중장년 세대여, 더 이상 시혜적 복지의 대상이나 정치적 수사로만 소비되는 소외된 존재에 머물지 말자. 나이라는 울타리에 갇힌 파편화된 개인이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고 공동체를 살리는 당사자로 당당히 나서자. 다양한 모임과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서로를 돌보며, 새로운 삶을 당당히 열어가자. 중장년의 주체적인 연대와 당사자 운동이야말로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이 마주한 고립과 불안을 풀어낼 가장 확실한 해답이다.

중장년이 나서야 모두가 산다. 신나지 아니한가!

김수동 돌봄주거활동가

김수동 돌봄주거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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