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장관 긴급 화상회의 열어…“스페인 대처 높이 평가” 연대감 표출
유럽연합(EU)이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에서 일어난 대규모 월경 사태를 두고 긴급 내무장관 회의를 소집해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EU는 이번 사태 후 일부 회원국들이 스페인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드러난 EU 내 균열 조짐을 봉합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EU 내무장관들은 4일(현지시간) 27개 회원국 비공식 긴급 화상회의 후 보도자료에서 “EU 회원국 및 솅겐 협정(EU 회원국 간 여권 검사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제도) 가입국들은 스페인에 대한 강력한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며 “세우타 사태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한 스페인 당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회원국들은 EU의 공동 국경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해나가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이민자 밀매 네트워크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고, 불법체류자의 본국 송환 및 EU 국경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제3국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선제 대응 역량을 높일 필요성에도 합의했다”고 했다.
회의 후 덴마크 내무장관은 스페인의 대응에 “매우 만족한다”며 EU가 더 강력한 국경 통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한 외교관은 르몽드에 “긴장이나 비난은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이탈리아와 덴마크 주도로 독일·폴란드 등 22개국 정상은 EU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스페인의 대규모 미등록 이주민 합법화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마그누스 브루너 EU 이민 담당 집행위원은 세우타 사태와 스페인의 이주민 합법화 정책의 직접적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면서도 스페인의 정책에 대해 “유럽의 다른 국가들에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라고 했다.
향후 EU 차원의 이주민 정책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테오 피안테도시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망명 절차의 외부 처리와 안전한 제3국으로의 송환을 위한 새로운 허브 모델”을 채택하라고 EU에 촉구했고,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폴리티코 기고에서 대규모 난민 유입 시 난민 등록을 일시 중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반기 EU 순회의장국인 아일랜드의 짐 오캘러헌 법무·내무·이민부 장관은 “이번 회의는 추가 협력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해 향후 있을 회의를 준비할 기회였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번 사태로 사망한 이들은 88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시신 수습 상황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 페르난도 그란데마를라스카 스페인 내무장관은 세우타에 남아 있는 이민자들의 체류자격 문제를 해결하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