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이란, 역내 확전 가능성 미국에 전달…외교 압박”
빈 살만도 대화 촉구…카타르 등 중재 ‘협상 카드’ 재부상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광장에 이란산 졸파가르 미사일이 전시돼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예고했다가 돌연 취소한 이유가 이란이 걸프 지역 주요 에너지 시설을 보복 타격하겠다는 경고 때문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경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28일 이란의 에너지망과 기반시설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한 직후 집중적인 고위급 외교 접촉을 통해 전달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관계자 2명, 걸프 소식통 2명, 관련 논의를 파악하고 있는 역내 고위 외교관 1명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카타르 외교장관 및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과 연쇄 접촉해 트럼프의 추가 공습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아라그치 장관의 메시지는 매번 일관됐다. 한 역내 외교관은 그가 “우리는 보복할 준비가 돼 있지만 외교적 해결이 역내 전면 확전과 파괴를 막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 걸프 소식통은 “이란의 경고는 명확했다. 미국이 이란 기반시설을 공격하면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과 역내 다른 표적을 보복 타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관계자는 이에 더해 정유시설·전력망·수도 인프라·교통망·유전 등이 잠재적 보복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 “적이 계속 이란 인프라를 위협한다. 이란이 피해를 입으면 훨씬 더 큰 피해를 돌려줄 것”이라고 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후 트럼프와 통화해 군사행동을 미루고 협상으로 복귀해 외교적 해결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카타르와 오만도 미국에 대화 재개를 요청했다. 사우디 왕실에 가까운 알리 시하비 분석가는 “사우디는 추가 확전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어렵다고 본다”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노력 병행이 현실적 해결책에 이르는 최선의 경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빠르게 합의할 수 있다면 이란 공격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이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앞에 놓인 선택지를 “걸프 전역을 삼키고 세계 에너지 공급을 교란할 확전을 택하거나, 워싱턴이 원하는 결정적 승리에 못 미치는 협상 타결을 받아들이거나”라고 규정했다. 한 역내 외교관은 합의의 최대 걸림돌로 “미국이 전쟁에서 이겼다는 것을 보여줄 무언가를 원한다는 점”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