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강·산·논밭보다 주거지 출동 사례 많아
“냉방기기 적절히 가동하고, 물 자주 마셔야”
폭염 특보가 연일 발효된 지난달 2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치평동에서 구청 안전총괄과 관계자가 살수차를 이용해 달궈진 도로에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전남광주에서 온열질환으로 119구급대 도움을 받은 환자 5명 중 1명 이상은 집에서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지 환자 10명 중 7명은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6일 경향신문이 전남광주소방본부에서 받은 ‘폭염 관련 119구급활동 출동기록’(5월15일~8월4일)을 보면, 전남광주에서 119구급대가 출동한 온열질환자는 186명이었다. 구체적으로 전남권 22개 시·군이 146명, 광주 5개 자치구가 40명이었다. 이 가운데 165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발생 장소는 집이 42명(22.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도로 외 교통지역이 38명(20.4%), 바다·강·산·논밭 37명(19.9%), 도로 22명(11.8%), 공장·산업·건설시설 10명(5.4%) 등이었다.
집에서 증상을 보인 환자는 고령층 비중이 특히 높았다. 주거지 환자 42명 가운데 30명(71.4%)이 65세 이상으로, 전체 환자 중 고령층 비율인 53.8%(100명)보다 17.6%포인트 높았다. 전남광주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4.9%로, 주민 4명 중 1명이 고령층이다.
전남광주에는 지난달 28일부터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했다.
집에서 증상을 보인 고령 환자 가운데는 체온이 40도를 넘긴 사례도 있었다. 지난 4일 장성군에서는 90세 남성이 체온 41.5도의 열사병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날 곡성군에서도 88세 여성이 의식장애와 체온 41도의 고열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치료를 받고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구급대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출동해 보면 고령층은 더위를 참다가 상태가 악화한 뒤 신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구급활동 기록만으로는 출동 당시 주택의 냉방기기 설치·가동 여부나 증상 발생 전 야외활동 여부까지 확인하기 어렵다.
폭염을 피해 머무는 집도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은 행정안전부 분석에서도 알 수 있다. 행안부는 최근 프랑스와 일본에서 폭염 피해가 자택에 집중됐고, 국내에서도 하루 최고기온이 38도 이상일 때 자택 온열질환자 비중이 평소 6%에서 12%로 두 배가량 많아진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남광주소방본부 관계자는 “고령층은 더위를 잘 느끼지 못하거나 냉방기기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집에 머물더라도 냉방기기를 적절히 가동하고, 갈증이 나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