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다 알딸딸
김혜경 지음
샘터사 | 284쪽 | 1만8000원
세대를 막론하고 한국인들은 술을 과거보다 덜 마시고 있다. 하지만 술 마시는 방식은 더 다양해졌다. 다 같이 같은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하는 회식 문화에서 벗어나 각자의 취향이 담긴 맛있는 술을 혼자, 혹은 좋은 자리에서 나눠 마시는 식으로 재정의된 것이다. 그 안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술이 전통주다. 온라인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접근성이 좋아졌고, 전국 곳곳의 양조장들도 이에 발맞춰 다양한 술을 선보이고 있다.
<달마다 알딸딸>은 저자가 직접 마셔보고 느껴본 술 중 ‘최애’ 전통주들을 만나볼 수 있는 에세이다. 달마다 나뉜 챕터에 매달 세 종류 술이 수록돼 총 36종 전통주의 이야기가 담겼다. 종류만 해도 소주, 청주, 막걸리는 기본이고 전통재료를 활용해 만든 샴페인, 브랜디 등 폭이 넓다. 첫눈의 설렘이 밴 청주 ‘서설’은 “요란한 단맛이나 신맛 없이도 맛에 빈틈이 없다”. 배와 생강이 주원료인 ‘이강주’는 “시나몬 가루가 가득 들어간 롤빵의 풍미가 느껴진다”.
술마다 그에 엮인 저자의 이야기와 페어링 코너가 더해졌다. 술잔을 기울이며 타인에게 조금 더 솔직해졌던 기억, 자신을 용서하고 앞으로 나아갔던 추억 등 마음이 복잡할 때 술 한잔이 주는 위로를 담았다. 고주망태가 될 때까지 마시는 술이 아니라, 맛과 흥취를 돋우기 위한 ‘약주’를 즐기는 저자의 태도도 책을 유머러스하게 만든다. 페어링 코너에선 술과 잘 어울리는 안주들을 소개한다. 걸쭉한 ‘해창 막걸리’에 식감 좋은 오도독뼈를 함께, ‘금산 인삼주’와 삼계탕 등 정석적인 페어링이 있는가 하면 ‘복순도가 막걸리’와 생크림 케이크, 오미자 와인 ‘오미로제 결’과 초당옥수수 구이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조합도 있다.
책은 월간지 샘터에 2년간 연재한 ‘월간 전통주행’에 새로운 이야기들을 더해 엮었다. 큰 매력 중 하나는 저자의 말맛이다. 13년간 광고 기획자로 일했고, 술 마시며 시 읽는 팟캐스트 <시시알콜>을 8년간 진행한 저자는 맛깔난 글솜씨로 마치 음식과 술이 눈앞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