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끝별의 <반려 별자리> 수록작 ‘한식의 슬하’ 중, 문학동네
시인 정끝별이 여전히 탁월한 언어 감각이 담긴 신작 시집으로 돌아왔다. 특유의 유머와 말놀이가 담긴 시집은 ‘엄마’ 그리고 ‘이별’이라는 정서에 집중한다. ‘엄마 집을 다녀오다’라는 시로 시작해, 죽음이 오기 전 작별의 길에 먼저 들어가 “누가 뭐래도 그건 끝내주는 생이었다고” 말하는 시 ‘사전 장례식’으로 끝난다. 시집은 이렇게 떠나버린 엄마를 비롯해 상실의 아픔을 노래하는 것을 넘어서 인생 전체를 아우른다. 시인은 신작에서 유독 ‘엄마’와 관련된 시편이 여럿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출판사 인터뷰에서 “시는 모어, 자신을 낳아준 엄마의 언어로 쓰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엄마는 시간이고 죽음이고, 기억이고 상실이고, 낳음이고 애씀”이라며 “엄마에서 비롯되었으니 엄마를 엄마로 쓰는 일, 그러니까 시를 쓰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인은 1988년 ‘문학사상’에 시가,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된 후 시 쓰기와 평론 활동을 병행해오고 있다. 시집으로 <자작나무 내 인생> <은는이가>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등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