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서 ‘부동산 토론회’…“녹지 면적 지켜야” 정부 개발안 반대
참석자들 “전월세 물건 없는데 세입자 어디로 가나” 세제개편안 성토
“용산공원 부지만큼은 보존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용산어린이정원 주택 공급 방안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6일 서울시가 주최한 부동산 토론회에선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정부가 용산어린이정원에 몇만 가구를 짓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듯하다”며 “용산공원을 일부라도 주택 공급에 쓰는 방안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인구 1000만 도시에 기후변화 때문에 굉장한 폭염이 닥쳐와 많은 시민이 고통 속에 있다”며 “녹지 면적을 최대한 유지·관리하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반드시 책임지고 지켜내야 할 의무”라고 했다. 이어 “용산공원 부지만큼은 전부 보존해 후대에 물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산구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정부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정부가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용산기지 부지 가운데 30만㎡에 만든 공원으로, 2023년 5월 문을 열었다. 반환 부지 전체를 용산공원으로 정식 조성하기에 앞서 일부를 먼저 개방했다.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은 반환 부지를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 변경하거나 매각 등 처분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어린이정원 일대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특별법에 예외 조항을 두는 식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 준공업지역 활용 등을 통한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에도 반대한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두고는 “집값은 잡지도 못하면서 전월세만 올려놓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도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제개편안 부담이 결국 무주택 서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김용혁씨는 “정부 대책은 다주택자 제약이 심하고, 1주택자도 세입자를 내보내고 들어가 살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서울 전월세 물건이 말라 있는 상태에서 세입자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말했다.
정재훈 단국대 교수는 “기존 규제로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인 상황에서 세제개편안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공공이 임대시장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10~20% 수준에 불과하다”며 “민간임대 공급 물량 확보를 위해 민간임대사업자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값이 크게 올랐지만 소득은 없는 고령층은 집을 팔고 동네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21세기 고려장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공공이든 민간이든 공급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재개발·재건축과 신규 택지 개발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