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색화 거장’ 구순 노화백의 작품을 시대·공간으로 재구성

올댓아트 권재현 에디터·구민경 인턴

두 곳서 여는 박서보 화백 전시

박서보 화백의 전시가 각기 다른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박서보 신작 에디션 론칭 기념 전시’(왼쪽 사진)와 박서보 개인전 ‘PARK SEO-BO’. 프린트베이커리·국제갤러리 제공

박서보 화백의 전시가 각기 다른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박서보 신작 에디션 론칭 기념 전시’(왼쪽 사진)와 박서보 개인전 ‘PARK SEO-BO’. 프린트베이커리·국제갤러리 제공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의 전시가 지금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하면서도 같은 느낌의 전시다. 박 화백은 구순의 나이에도 두 곳을 모두 들러 관객들을 맞을 정도로 이번 전시에 남다른 애정과 의욕을 보였다.

서울 여의도의 대형 복합 쇼핑몰 ‘더현대서울’ 2층에 자리한 ‘프린트베이커리 더현대 서울점’은 지난달 22일부터 박서보의 원화를 한정판으로 찍어 제작한 판화 에디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경매업체인 서울옥션의 자회사로 2012년 문을 연 ‘프린트베이커리’가 박 화백의 장남인 박승조 이사장이 2015년부터 운영을 맡고 있는 서보미술문화재단과 손잡고 추진하는 ‘박서보 신작 에디션 론칭 기념 전시’다.

신작은 모두 6점으로 묘법의 시작이었던 1970년대 작품부터 런던 화이트큐브 전시에 올리며 단색화를 세계에 알렸던 한지 바탕의 1980년대 작품, 지그재그 묘법에서 벗어나 직선 묘법의 탄생을 알렸던 1990년대 작품과 자연의 색을 담아 박서보 미술 세계의 정점을 보여주는 후기 묘법(색채 묘법)에 이르기까지 시기별 대표작들로 구성했다. 한 점당 99개의 리미티드 판화 에디션을 제작해 독점 판매에 나선다.

서보미술문화재단은 “프레스코 지클리 판화지에 자체적으로 보유한 고급 판화 기술을 활용해 원작의 이미지를 심도 있게 구현했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이번 신작 에디션의 미술품 보증서에 블록체인 기반의 NFT(대체 불가능 토큰) 기술을 적용했다. 전시는 오는 17일까지 열린다.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박서보 개인전 ‘PARK SEO-BO’는 작가의 대표작인 묘법 연작, 그중에서도 2000년대 들어 정립한 후기 묘법 작품 16점을 전시한다. 박서보는 “그림은 수행의 도구”라며 “행위의 무목적성, 행위의 무한 반복성(반복적 수행) 등을 통해 파생된 물성을 정신화하는 것이 단색화”라고 말한다. 묘법 연작은 작가가 정의한 것처럼 ‘수행의 결과물’이다. 두 달 이상 물에 불린 한지 세 겹을 캔버스 위에 붙이고 한지 표면이 마르기 전에 굵은 연필이나 쇠꼬챙이 등으로 선을 긋는다.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를 때까지 이런 행위를 반복하다보면 산과 골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물기가 마른 후 표면에 아크릴 물감을 수십 번 덧입히는 인고(忍苦)의 과정을 거쳐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탄생한다.

어렵게 탄생한 작품들은 작가의 생각이나 말을 전하는 ‘자기표현의 도구’가 아니라 작품이 가진 정적인 에너지와 활력 속으로 관람객들의 스트레스를 빨아들이는 치유의 도구로 작동한다. 공기색, 벚꽃색, 유채꽃색, 와인색, 홍시색, 단풍색, 황금올리브색 등 이름부터 아름다운 다채로운 색상을 입은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은은하게 물들이는 전시다.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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