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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왕좌’ 90억 황금변기 뜯어간 일당 유죄···금은 어디에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생가이자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영국 블레넘궁에 침입해 18K 황금 98kg으로 만든 변기를 훔친 일당이 5년 만에 유죄 평결을 받았다.영국 옥스퍼드 형사법원 배심원단은 18일(현지시간) 마이클 존스와 프레데릭 도에 대해 ‘황금 변기’ 절도에 공모한 혐의로 유죄평결을 내렸다고 영국 가디언과 BBC 등이 보도했다.도난된 황금 변기는 ‘현대 미술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대표작으로, 그 가치는 480만파운드(약 90억6000만원)에 이른다. 양변기 뚜껑부터 레버까지 모두 금으로 이뤄졌고, 배관과 연결되어 실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작품명은 ‘아메리카’로 예술 시장의 과잉과 통제 불능한 자본주의에 대한 풍자를 의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르셀 뒤샹의 유명한 변기 작품 ‘샘’을 재해석한 것이기도 하다. ‘아메리카’는 2016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처음 선을 보였는데, 당시 관람객 10만명이 황금변기를 ‘사... -
한 폭에 담긴 대자연·삶의 깊은 사유…‘검은 산수’의 작가 양규준 22번째 개인전
‘검은 산수’의 작가 양규준 개인전이 서울 서촌 갤러리 자인제노(Gallery ZEINXENO)에서 21일부터 열린다.이번 전시는 작가가 2년여 전 둥지를 튼 덕유산 자락의 무주 안성 칠연계곡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 작업실에서 그가 마주한 대자연과 삶에 대한 작가의 깊은 사유의 결과물을 선보인다. 22번째 개인전이다.작가는 작업노트에서 “심란한 마음이 들 때면, 나는 백두대간 덕유산 능선을 바라보며 무주 안성 벌을 달린다. 지난여름 노을이 붉게 물든 어느 날, 몸이 땀에 흠뻑 젖을 무렵 나는 들판 중심에 서있었다. 이미 해는 져 오직 까만 어둠과 함께였다. 웃통을 벗고 하늘을 우러렀을 때, 은하수 길 따라 반짝이는 무수한 별무리들, 나는 눈을 감는다. 그리고 가만히 두 팔을 들어 올린다. 쏟아져 내려 내게 가득 안기는 별무리, 그 광채들! 우주의 심연에서 나는 대자연과 하나가 되는 장엄함을 느끼는 것이다.”라며 “삼원색의 혼합물인 검정색은 모든 색을 흡수하는 포용력을 갖는... -
박효식 화백, ‘그랑팔레 르 살롱’ 은상 수상 기념 특별전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박효식 화백이 2025년 프랑스 ‘그랑팔레 르 살롱’ 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수상을 기념해서 한국에서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 동 경인미술관 제5전시관에서, 이어 3월 30일부터 4월 9일까지 삼육대학교 박물관에서 열린다.박 화백은 30여 년간 프랑스 화단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재불 화가로, 1987년 도쿄 전시를 시작으로 1988년 서울갤러리 단체전, 1997년 프랑스 갤러리 아트 개인전, 2000년 갤러리 메종디아트 개인전, 2010년 갤러리 생장드몽 개인전, 2014년 루브르박물관 아트페어 등 다양한 무대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여 왔다.특히 2017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최고 권위의 미술 살롱 ‘Art en Capital’ 전시와 프랑스 대표 양대 미술 전시회인 프랑스 미술가협회 그랑팔레(Grand Palais) 르 살롱(Le Salon) 및 살 롱 도톤(Salon d‘Automne)... -
카메라 워크 K
무엇이 커피의 맛을 다르게 하는가?
“무엇이 커피의 맛을 다르게 하는가?What Makes Coffee Taste Different?”“커피마다 차이가 나는 맛을 어떻게 묘사할 수 있는가?How Do We Describe Those Differences?”20여 년 전, 커피 석학(?) 케네스 데이비스Kenneth Davids의 강연을 듣고 커피의 향미에 빠져든 전직 언론인 박영순은 훗날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 후 Marquis Who’s Who’에 등재되었다. 커피 분야에서는 한국 최초였던 박영순은 <커피인문학>(인물과사상사)을 쓰고 전국을 돌며 커피 강의를 이어갔고, 최근에는 ‘이글루’ 출판사에서 <파란만장한 커피사>를 내놓았는데….“맛과 향으로 커피를 감상한다지만, 혀에 감기는 질감을 코로 감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류의 관능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인류가 커피 맛을 느끼는 데 미각과 후각뿐만 아니라 색과 소리, 질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 -
카메라 워크 K
외눈박이의 누드 사진
누드. 여기에 항상 따라붙은 두 가지 단어는 외설과 예술. 그 중간은 별로 없는데, 비평가 존 버거는 간단하게 외설이라 불러도 무방하다는 논지를 <다른 방식으로 보기 Ways of Seeing>에서 펼친다. 이야기 방식은 존 버거답게 복잡하지 않다. 마네의 누드화 ‘올랭피아’(1863)를 보자. 침대 위에 누워 관객을 빤히 쳐다보는 벌거벗은 올랭피아. 그녀를 나체의 남자로 바꾸어보자. 우리는 그 그림을 과연 참아낼 수 있을까?지금은 예술이라고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 마네의 ‘올랭피아’ 조차도 사실 당시엔 외설 시비가 있었다. 마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올법한 이상적인 비율의 여인을 그리지 않았기 때문. 사실 그는 티치아노의 ‘우리비노의 비너스’의 구도를 차용해 실재의 창녀 모습을 그린 것이다. 비너스의 눈길은 고혹적이고 올랭피아의 눈빛은 도발적이다. 어쨋든 관객을 쳐다보고 있는데, 그 대상은 바로 남성이다.사진은 어떨까? 에드워드 웨스턴 등 유명 사진작가들은 저마다... -
‘내란본색’에 웬 멧돼지가?···한국 엘리트층의 본색 발견한 ‘장도리’
“수갑 채워 끌고 가는 것은 국격 떨어뜨리는 행위입니다. 여러분~.” 국민의힘 깃발 아래 정치인들이 이런 말을 할 때,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을 한 멧돼지는 ‘국격’이라고 씌어진 나무를 향해 돌진해 나무를 송두리째 부숴버린다.1995년 경향신문에 4컷 만화 ‘장도리’ 연재를 시작한 이후 30년 동안 시사·풍자만화를 그려온 박순찬 작가가 카툰집 <내란본색>(비아북)을 냈다. 2021년 경향신문을 떠난 뒤로도 블로그와 유튜브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만평과 극화를 연재해온 작가에게 출간이 유난스러운 일은 아니다. 다만 ‘윤석열 시대’는 시사만화가에게 숨돌릴 틈도 주지 않았다. 이번 책은 <도리도리> <용산대형>에 이어 윤 대통령이 주인공인 그의 세번째 카툰집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만 3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 해마다 한 권씩, 책을 통해 ‘윤석열 시대’를 기록해 온 셈이다.만화에서 윤 대통령은 멧돼지의 얼굴로 자주 등장한다. ... -
일상 속 사물을 운명처럼 만날 때…오는 30일까지 ‘이상용 개인전-운명 : 형상의 변주’전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에서는 2025년 특별전시 <이상용 개인전 – 운명 : 형상의 변주> 전을 오는 3월 30까지 개최한다.작가 이상용의 작품은 특정 장르로 말할 수 없다. 드로잉과 회화, 조각과 설치, 꼴라주 등 다양한 양상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탈-장르의 범주에 있다. 어떤 시기에 특징적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변주(變奏)’라는 말 그대로 일정 흐름 속 변화를 주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작품의 기조에는 일관된 주제가 탄탄히 자리하고 있다. 자연과 동화된 작가의 일상이라는 포괄적 의미 안에 자연에의 순응이라는 동양의 자연주의 사상에 기인한다. 작가의 작품은 자연 속 일부가 되어 조응한 자연과 만들어 낸 ‘운명’적 서사이다.또한, 작가는 우연히 운명처럼 만나게 된 사물에 관심을 갖는다. 버려지거나 오래된 것들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재조형을 연구하고, 용도를 잃은 바퀴들은 새로운 결합을... -
풍경화를 ‘재해석’하다…김봄·전희경 작가 ‘풍경이 언어가 될 때’전
김봄 작가와 전희경 작가가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와스갤러리에서 ‘풍경이 언어가 될 때’전을 열고 있다.제목이 말해주듯 이번 전시회는 지금 이 시대 풍경화의 의미와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두 작가는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인 언어로 재해석한 풍경화를 선보인다.관람객들은 작품 속 풍경에서 늘 새로운 질문과 시도를 하는 두 작가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새로운 시각 언어를 경험하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김 작가는 전통 고지도, 위성 사진과 같은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융합해 새로운 풍경화를 만들어 낸다. 그런가 하면 작가의 의식과 기억을 필터로 삼아, 객관적 시간과 공간의 맥락에서 벗어난 요소들을 콜라주 방식으로 자유롭게 배열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전 작가는 안개와 물, 구름과 바람 등 비가시적 요소들을 작가 특유의 힘찬 붓놀림과 색으로 열린 공간의 추상적 풍경으로 표현한다, 사물에 대한 탁월한 묘사를 바탕으로 한 그의 풍경화... -
카메라 워크 K
두 도시 이야기와 사진 그리고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였고,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우리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는 소설의 제목처럼 격변기의 두 도시에 대한 이야기다. 영국의 런던과 프랑스의 파리. 영국에는 ‘턱이 큰 왕’ 조지 3세와 ‘평범한 얼굴의 왕비’ 샬럿 소피아가 왕좌에 앉았고, 프랑스에도 ‘턱이 큰 왕’ 루이 16세가 살았다. 하지만 프랑스의 왕비는 아름다웠다. 다이아몬드 목걸이 스캔들에 휘말렸던 마리 앙투아네트. 그녀의 목은 콩코드 광장에 설치된 기요틴의 육중한 칼날에 잘려 나갔다.작가는 <프랑스 혁명사>에서 토머스 칼라일이 보여준 “철학에 뭔가를 더 보태기를” 바라면서 소설을 썼다. 서술의 방법... -
도둑맞았다 27년 만에 찾아 온 이 그림, ‘보물’ 됐다
국가유산청은 27일 조선 후기 불화인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를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괘불도는 큰 법회나 의식을 야외에서 열 때 법당 앞뜰에 걸어놓은 대형 불화를 말하며,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영산회 괘불도는 1993년 도난당했다가 27년만인 2020년 환수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영산화 괘불도는 족자 형태이며, 가로 281.3㎝, 세로 438.3㎝ 크기다. 1784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머리와 얼굴 형태, 신체 비례와 표현 감각, 각 도상 배치와 곳곳에 사용된 다양한 문양 소재 등으로 볼 때 18세기 후반 활동했던 유성(有城) 화파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여겨진다. 석가여래가 크게 그려져 있으며,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은 화면 상단에 작게 배치된 점이 영산화 괘불도의 특징이다.비슷한 시기의 괘불도 대부분은 10m를 넘거나 이에 조금 못 미치는 데 반해, 유가사 괘불도는 규모가 크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