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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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5.07.17
  • 멀리서 너무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카메라 워크 K]
    멀리서 너무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카메라 워크 K]

    현대 사진의 살아있는 전설 ‘랄프 깁슨’이 직접 선정한 제1회 <랄프 깁슨 어워드> 수상자 중 1명인 정희승 작가의 사진전이 부산 고은 깁슨 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전 제목은 ‘멀리서 너무 가깝게’. 빔 벤더스의 동명 영화에서 따온 것이라지만 발터 벤야민의 아우라 개념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다. 미술관 측의 설명은 이렇다. 피사체에 다가가려는 시도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식의 흔들림을 함께 보여준다.전시는 미술관 세 개 층에서 진행된다. 2층에 걸린 12점의 작품이 사진전 제목과 같은 타이틀로, 나머지 4점은 ‘풀밭 위의 구두’로 구별 지었다. 1층에서는 제주 해변의 일출과 일몰을 기록한 영상 ‘해변에서’가 방영된다. 지하는 높이 220cm의 대형 패널로 구성된 ‘윌더’ 4점이 전시됐다.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의 멤버이기도 한 백현진 작가의 사운드도 공간을 채운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통해 길을 잃은 감각을 체험하게 하려는 목적이라고.실제로 관람객은 비록 ...

    2025.07.12 08:59

  • ‘불교미술 진수’ 고려 사경과 조선 불화 한국으로 돌아왔다
    ‘불교미술 진수’ 고려 사경과 조선 불화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 불교미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고려 사경(寫經·불교 경전을 유포하거나 공덕을 쌓기 위해 베낀 경전)과 조선 불화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사경은 보물로 지정된 동질의 화엄경 보다 수준이 높아 ‘국보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불화는 조선 전기 시왕도 중 완질이 발견된 첫 사례다. 예술성으로나 학술적으로나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국가유산청·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8일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말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와 조선 전기 <시왕도>를 공개했다.<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는 감색 종이에 금니로 필사한 사경이다. 세로 36.2㎝, 가로 1088.5㎝에 이르는 두루마리 형태다. 경매에서 이 유물을 사들인 소장자가 지난해 10월 국외재단에 매도 의사를 밝히면서 처음 존재가 확인되었고, 협상을 거쳐 지난해 4월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대방광불화엄경...

    2025.07.08 09:00

  • “미술품 사서 맡기면 수익 보장”···수백억대 사기 의혹 갤러리 대표 수사
    “미술품 사서 맡기면 수익 보장”···수백억대 사기 의혹 갤러리 대표 수사

    경찰이 ‘수백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유명 미술갤러리 서정아트센터를 압수수색했다.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서울 강남구 서정아트센터 본사와 대표 이모씨의 휴대전화 등을 지난달 말 압수수색했다고 7일 밝혔다.서정아트센터는 센터 소속 작가의 미술작품을 구매해서 센터에 1년간 맡기면 전시회 등에서 수익을 내 한 달에 0.8%씩 수익금을 지급하겠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작품이 팔리지 않으면 갤러리가 재매입해 원금을 보장하겠다’고도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센터는 지난 5월말부터 수익금 지급을 멈췄다.피해자들은 지난 5월 수익금을 받지 못하자 이씨를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최근까지 서정아트센터의 체납액은 55억원, 이 대표의 체납액은 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서울경찰청은 전국에 접수된 고소장을 지난달 초부터 넘겨받아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 수는 300여명, 확인된 ...

    2025.07.07 19:53

  • 동강에서 펼쳐지는 사진 페스티벌 [카메라 워크 K]
    동강에서 펼쳐지는 사진 페스티벌 [카메라 워크 K]

    한국 사진문화의 정통성과 현대성을 동시에 선도해온 제23회 동강국제사진제가 오는 11일 개막해 80일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번 사진제는 대한민국 최초의 공립 사진박물관인 ‘동강사진박물관’의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부대행사도 마련했다.동강사진상 수상자전 <원성원 : 우의적인 서사의 쾌>, 국제공모전 <기민한 공상>, 국제주제전 <MUSEUM PROJET> 등 11개의 전시가 준비돼 있다. 올해의 동강사진상 수상자 원성원 작가는 수천의 이미지를 컴퓨터를 이용해 일일이 오려 붙여 하나의 장면으로 구성하는 ‘조립된 사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사진비평가 신혜영은 원성원의 사진을 “‘스트레이트’와 ‘메이킹’ 사이에서 독특한 존재론적 지위를 지닌다.”고 했다. 국제공모전에는 지난 4월 17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 세계 77개국에서 5천750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제레미 르누아는 현대 풍경을 단순한 기록이 아닌 ...

    2025.07.07 15:16

  • 전북지사 관사에서 시민의 집으로···‘하얀양옥집’ 1년, 8만명 찾았다
    전북지사 관사에서 시민의 집으로···‘하얀양옥집’ 1년, 8만명 찾았다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길목, 옛 도지사 관사였던 하얀양옥집이 개관 1주년을 맞았다.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이곳은 지난 1년간 8만명이 찾으며 조용한 변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전북도는 1일 전주시 풍남동 하얀양옥집에서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홈커밍데이’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예술인과 시민 등 50여 명이 함께했다.하얀양옥집은 1971년 전북은행장 관사로 지어졌고, 1976년부터는 전북도 부지사와 도지사 관사로 사용됐다. 공간 전환의 시작은 2022년 7월 취임한 김관영 지사의 관사 폐지 선언이었다. 김 지사는 “도민께 돌려드리는 것이 도리”라며 관사를 비우고 전세 아파트로 거처를 옮겼다.그렇게 시작된 변신은 ‘누구든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집’이라는 슬로건 아래 도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이어졌다. 2024년 5월 문을 연 하얀양옥집은 전시·공연 등 생활 속 예술이 펼쳐지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돼왔다.이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가의 예술’이...

    2025.07.01 15:46

  • [허남설 기자의 집동네땅]남영동 대공분실의 건축가, 김수근은 정말 지옥을 설계했는가
    [허남설 기자의 집동네땅]남영동 대공분실의 건축가, 김수근은 정말 지옥을 설계했는가

    건축의 실천은 항상 자본을, 때로 권력을 필요로 한다. 건축가의 능력은 멋진 도면을 그리는 것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설계와 실행의 기회를 만들고 잡아야 한다. 김수근은 능력을 갖추고 기회를 잡은 걸출한 건축가였다. 권력 비호의 처세가였다고 그를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고문의 설계자였다는 비난은 죽은 건축가에 대한 모독이다. (서현 ‘죽은 건축가를 위한 변론’ 중)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서현은 2019년 8월30일자 중앙일보에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을 두둔하는 글을 썼다. 그것도 ‘남영동 대공분실’의 설계자 김수근을. 리영희와 김근태의 또렷한 증언과, 서울대 3학년생 박종철 사망 사건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곳이 얼마나 끔찍한 고문 현장이었는지를. 그래도 서현은 김수근이 고문시설을 정교하게 설계했다는 주장을 “상상이 그려낸 마귀의 형상”이라고 비판했다. 1977년 지은 남영동 대공분실은 2025년 현재 민주화운동기념관이 되었다. 6월 개관을 앞두고 서현에게 6년...

    2025.06.28 09:00

  • 망루에 오르면 보이는 시간들 [카메라 워크 K]
    망루에 오르면 보이는 시간들 [카메라 워크 K]

    한국을 사랑하는 영국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의 피사체 목록에는 망루가 포함되어 있다. 군사적인 목적, 혹은 해수욕객의 안전을 위해 높은 곳에서 관찰하기 위해 세워진 인공 구조물. 왜 그것이 사진에 찍힐만한 것인지가 궁금했는데, 답변은 사진집 <한국-제1부(KOREA - Part1)>에 첨부된 작가의 노트에 적혀 있었다.“저는 늘 미스테리하고 분위기 있는 곳을 좋아합니다. 시간의 흐름이 배어있는 녹이 슨 곳이나, 설명보다는 새로운 제안을 하거나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그런 장소들을요. 한국은 이런 점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이 거주해 온 곳이기에 저에게 보물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마이클 케나가 지난 2005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의 해안가에서 촬영한 망루 사진을 선보이는 <망대: 고요의 시간>이 오는 강릉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미술관은 지난 2023년 마이클 케나로부터 작품 57점을 기증받았는데, 이번 전시는 그것을 기념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마이클 케나...

    2025.06.24 11:24

  • 작은 몸도, 큰 우주도 인간은 볼 수 없지만…곰리의 조각은 보여준다
    작은 몸도, 큰 우주도 인간은 볼 수 없지만…곰리의 조각은 보여준다

    “우리의 몸은 우주만큼이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자율적 존재입니다. 우리는 몸을 통해 자신을 알게 될 뿐 아니라, 우리가 속한 우주를 알게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내면과 우주, 두 미지의 영역을 연결하고 탐구하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영국 출신 조각 거장 안토니 곰리(75)는 조각으로 그런 시도를 해 왔다. 강원 원주시 뮤지엄산에서 지난 20일부터 열린 곰리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 ‘DRAWING ON SPACE’와, 곰리와 일본 출신 건축가 안도 다다오(84)가 협업해 설계하고 개인전과 함께 문을 연 공간 ‘GROUND’에서 그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안도는 2013년 문을 연 뮤지엄산의 공간을 설계했다.뮤지엄산 본관 청조갤러리에서 오는 11월30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서는 철선으로 된 둥근 고리들이 눈에 띈다. 갤러리 1관에서는 2015~2017년 제작된 ‘Liminal Field’ 연작 7점이 곧게 선 사람의 형태로 보는 이들을 기다린다...

    2025.06.23 11:14

  • 이선희 작가 초대전 ‘일상 그리고 사유’
    이선희 작가 초대전 ‘일상 그리고 사유’

    이선희 작가의 초대전 ‘일상 그리고 사유’가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서울 마포구 MEK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자연과의 소통을 통해 길어 올린 감각과 사유를 ‘블루’라는 색채를 중심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이선희 작가는 “왜 자연을 그리는가”라는 질문에 “저마다의 반짝임으로 빛을 발하는 윤슬처럼 더 큰 울림이 되고 싶은 바람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의 정감 어린 자연 풍광이 언제나 창작의 흥을 불러일으키는 원천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지난 4월 섬진강을 찾으며 얻은 영감은 이번 작품 구상의 씨앗이 됐다. 이 작가는 “섬진강에서 받은 설렘이 작품으로 이어졌다”며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얻은 감정을 화폭에 담았다고 전했다.작가는 또 최근 도슨트를 준비 중인 지인에게 클로만 모저의 <산맥> 작품 사진을 전해 받으며 “오래전 작가임에도 내 작업과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색채에...

    2025.06.22 20:25

  • “모나리자도 하루 쉬어야”…몰려오는 관광객에 몸살 난 루브르 직원, 이례적 파업
    “모나리자도 하루 쉬어야”…몰려오는 관광객에 몸살 난 루브르 직원, 이례적 파업

    파리 중심부에 위치한 세계적인 관광 명소 루브르 박물관 직원들이 관람객 규모에 비해 열악한 노동 환경을 견디다 못해 예고 없이 파업을 벌였다.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루브르 박물관은 직원들의 갑작스런 파업으로 4시간가량 운영을 중단했다.박물관 직원 노동조합인 ‘CGT-문화’의 크리스티안 갈라니 대변인은 “우리는 너무 지쳐 있고 상황이 점차 악화하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며 이날 오전 진행된 월례 회의에서 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직원들은 감당할 수 없이 많은 인파, 만성적 인력 부족, 열악한 근무환경 등 “지속 불가능한 근무 조건”을 파업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매스투어리즘’(대규모 대중 관광)으로 “직원들이 압박받고 있다”며 “우리는 예술을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의 한 직원은 AP통신에 “휴식 공간과 화장실의 부족이 심각하며 유리 피라미드가 온실 효과를 낳아 여름철 극심한 더위를 초래한다”고 전했다.지난해 루브르 박물관을 찾은 ...

    2025.06.17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