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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이 머문 바다…‘엉또’ 한혜민이 다시 그린 제주
    마음이 머문 바다…‘엉또’ 한혜민이 다시 그린 제주

    세상에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도, 화려한 일상을 내보이지 않아도 자신이 선택한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쌓아가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세상 대부분은 그런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엉또’라는 이름으로 그림을 그리는 한혜민 작가도 그중 한 사람이다. 10여 년 전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긴 뒤 풍경을 그렸고, 한동리에 작은 작업실과 가게를 열었다. 이제는 일곱 살 아이를 키우는 ‘그림 그리는 엄마’이기도 하다.한 작가의 개인전 《제주, 마음이 머문 바다》가 7월 15일부터 8월 3일까지 제주 조천읍 대섬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17년 전시 《제주, 순간의 온도》에서였다. 당시 한 작가는 제주 바다를 마주하며 느낀 마음의 온도와 바다에서 불어오는 온도를 색연필로 그렸다고 했다. 그때의 바다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풍경에 가까웠다면, 이번 전시의 ...

    5시간 전

  • 요즘 젊은 작가들은 무엇을 그릴까? ‘짐승의 길’을 따라 숲을 다시 그리다 [뉴스뷰]
    요즘 젊은 작가들은 무엇을 그릴까? ‘짐승의 길’을 따라 숲을 다시 그리다 [뉴스뷰]

    김효중 작가(32)의 그림은 형태를 뭉그러뜨리지만, 경계는 흐리지 않는다. 화면 속 나무와 풀은 실제 풍경을 세밀하게 재현하기보다 하나의 덩어리처럼 표현된다. 잎맥과 나무껍질 같은 세부는 과감히 생략됐지만, 사물과 사물의 경계는 또렷하게 남아 있다. 하나하나의 대상을 따라가기보다 숲이라는 하나의 인상이 먼저 다가온다.그러한 풍경은 메모에서 시작된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수첩에 글을 적고, 하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읽고, 다른 단어를 덧붙이며 생각을 확장한다. 오래전 메모를 다시 펼쳐보기도 한다. 그렇게 모인 글은 드로잉이 되고, 과거 고향 평창에서 찍어둔 숲 사진과 여러 회화를 참고하며 하나의 화면으로 이어진다. 실제 풍경은 이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상상 속 숲으로 변해간다.“‘짐승의 길’은 오래전부터 써온 메모와 드로잉을 하나의 숲으로 상상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아무 의미도 없는 단편처럼 보였는데, 그것들이 모이면서 숲이라는 이미지...

    19시간 전

  • 농담을 다큐로 찍던 ‘인증샷 선구자’의 반세기 기록…서울시립 사진미술관 마틴 파 회고전
    농담을 다큐로 찍던 ‘인증샷 선구자’의 반세기 기록…서울시립 사진미술관 마틴 파 회고전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신전 앞에서 한 무리의 관광객이 줄지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어쩐지 낯익은 옷차림, 초록색 티셔츠에 ‘孝(효)’ 자가 ‘시선을 강탈’한다. 영락없이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다. 장면은 스위스 융프라우로 넘어간다. 눈부신 설산의 전면에 풍경 사진 진열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림 같은 풍경을 배경으로 그림 같은 풍경을 담은 사진을 파는 사진을 찍은 셈이다. 이번엔 이집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다. 그런데 무언가 어색하다. 푸릇푸릇한 배경 앞으로 카우보이모자를 쓴 백발의 노인이 지나간다. 액자 옆 작품 정보는 ‘룩소르 호텔 카지노, 라스베이거스, 미국’.현대사진의 거장 마틴 파(1952~2025)가 1980년대 후반부터 기록한 ‘작은 세계’는 세계 곳곳의 관광지를 누비며 기묘한 풍경을 포착한 연작이다. 관광객들은 새로운 문화를 찾아 세계 곳곳으로 이동하지만, 세계화된 관광산업과 소비문화 속에서 그들이 마주하는 모습은 서로 닮아간다. 작가는 그 과정에...

    2026.07.16 20:37

  • 관광객과 슈퍼마켓도 ‘다큐멘터리’…마틴 파가 포착한 현대사회의 이미지
    관광객과 슈퍼마켓도 ‘다큐멘터리’…마틴 파가 포착한 현대사회의 이미지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신전 앞에서 한 무리의 관광객이 줄지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어쩐지 낯익은 옷차림, 초록색 티셔츠에 ‘孝(효)’ 자가 ‘시선을 강탈’한다. 영락없이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다. 장면은 스위스 융프라우로 넘어간다. 눈부신 설산의 전면에 풍경 사진 진열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림 같은 풍경을 배경으로 그림 같은 풍경을 담은 사진을 파는 사진을 찍은 셈이다. 이번엔 이집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다. 그런데 무언가 어색하다. 푸릇푸릇한 배경 앞으로 카우보이 모자를 쓴 백발의 노인이 지나간다. 액자 옆 작품 정보는 ‘룩소르 호텔 카지노, 라스베이거스, 미국’.현대 사진의 거장 마틴 파(1952~2025)가 1980년대 후반부터 기록한 ‘작은 세계’는 세계 곳곳의 관광지를 누비며 기묘한 풍경을 포착한 연작이다. 관광객들은 새로운 문화를 찾아 세계 곳곳으로 이동하지만, 세계화된 관광산업과 소비문화 속에서 그들이 마주하는 모습은 서로 닮아간다. 작가...

    2026.07.16 17:10

  • 마흔 살 미술관에 ‘빛’ 더하니…익숙한 공간이 한껏 달라졌다
    마흔 살 미술관에 ‘빛’ 더하니…익숙한 공간이 한껏 달라졌다

    청계산 자락에 안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자연과 건축, 예술이 만난다. 건축가 김태수는 전통 건축의 공간 구성을 재해석했다. 지형을 따라 단 위로 올라 정문에 들어서면, 중앙의 나선형 램프를 거쳐 전시실로 이동하게 된다. 창밖으로 보이는 숲과 하늘은 바깥의 풍경까지 미술관의 일부로 만든다. 1986년 문을 연 과천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소장품 수집과 보존, 전시기획, 미술사 연구가 본격화한 거점이기도 하다. 40년의 시간이 쌓이면서 과천관의 상징인 백남준의 ‘다다익선’과 진입로의 야외조각공원은 너무나도 익숙한 장면이 됐다.‘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은 과천관이라는 장소가 주인공이다. ‘빛’을 매개로 소장품을 미술관 안팎에 배치해 관람객이 무심코 지나치던 장소를 새롭게 경험하게 하는 프로젝트다. 전시는 미술관 로비와 브리지의 ‘광경’, 2원형전시실의 ‘잔상’, 야외조각공원의 ‘머무는 자리’로 구성된다.로비의 밝기가 묘하게 달라졌다. 분장실 거울...

    2026.07.13 20:42

  • 용처럼 웅크린 ‘다다익선’ 앞 깜빡이는 불빛···40살 미술관의 변신
    용처럼 웅크린 ‘다다익선’ 앞 깜빡이는 불빛···40살 미술관의 변신

    청계산 자락에 안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자연과 건축, 예술이 만난다. 건축가 김태수는 전통 건축의 공간 구성을 재해석했다. 지형을 따라 단 위로 올라 정문에 들어서면, 중앙의 나선형 램프를 거쳐 전시실로 이동하게 된다. 창밖으로 보이는 숲과 하늘은 바깥의 풍경까지 미술관의 일부로 만든다. 1986년 문을 연 과천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소장품 수집과 보존, 전시기획, 미술사 연구가 본격화한 거점이기도 하다. 40년의 시간이 쌓이면서 과천관의 상징인 백남준의 ‘다다익선’과 진입로의 야외조각공원은 너무나도 익숙한 장면이 됐다.‘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은 과천관이라는 장소가 주인공이다. ‘빛’을 매개로 소장품을 미술관 안팎에 배치해 관람객이 무심코 지나치던 장소를 새롭게 경험하게 하는 프로젝트다. 전시는 미술관 로비와 브릿지의 ‘광경’, 2원형전시실의 ‘잔상’, 야외조각공원의 ‘머무는 자리’로 구성된다. 로비의 밝기가 묘하게 달라졌다. 분장실 거울의 ...

    2026.07.13 15:49

  • [주말의 취향]미소녀의 반짝이는 눈동자 너머 ‘모에’한 세계
    [주말의 취향]미소녀의 반짝이는 눈동자 너머 ‘모에’한 세계

    ‘주말의 취향’은 지면에 다 담기 어려운 문화 현장의 소식들을 풀어서 전합니다. 마음은 가볍게, 생각은 깊이 할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합니다.커다란 눈동자 안에 작은 우주가 보입니다. 하트와 별, 음표와 화살표, 알록달록한 점들이 동공 위에서 반짝입니다. 볼은 발그레 물들었고, 살짝 벌어진 입은 명랑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넬 것만 같습니다. 조금 뒤로 물러서면 검은 단발머리를 한 소녀의 얼굴이 드러납니다.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린 소녀 주위에는 라면과 감자튀김, 반창고, 휴대전화, 게임 속 아이콘과 낙서 같은 이미지가 빽빽합니다. 다시 더 멀리서 화면 전체를 보면 일본 만화잡지 표지처럼 보입니다. 굵직한 글자 아래 주인공이 자리하고, 온갖 캐릭터와 기호가 빈틈없이 화면을 채우고 있습니다.일본 만화 미소녀 캐릭터를 화면으로 옮긴 듯한 이 그림은 일본 작가 미스터(Mr.)의 작품입니다. 서울 한남동 갤러리 리만머핀에서 열리고 있는 ‘계절이 두고 간 것. 음? 날이 개었다....

    2026.07.11 10:00

  • 사라질 위기 놓인 오윤 테라코타 벽화…시민 모금으로 지킨다
    사라질 위기 놓인 오윤 테라코타 벽화…시민 모금으로 지킨다

    멸실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다시 발견된 한국 민중미술의 선구자 오윤(1946~1986)의 테라코타 벽화를 지키기 위한 시민 모금이 시작됐다.10일 오윤 구의동 테라코타 보존추진위원회(추진위)에 따르면 추진위는 작품의 안전한 해체·이전과 보존을 위해 온라인 크라우드펀딩과 기금 마련 판매전을 진행한다.서울 광진구 구의동 옛 상업은행(현 우리은행) 지점 건물 내벽에 남아 있는 이 벽화는 오윤이 1973년 동료 오경환, 윤광주와 함께 제작한 테라코타 부조다. 사람과 새를 형상화한 이 작품은 어느 시점부터 가벽에 가려져 미술계에서도 멸실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해 건물 매각 과정에서 발견됐다.하지만 건물 철거가 예정돼 있어 작품은 다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보존 전문기관의 해체·이전 작업은 오는 21일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작품 해체와 이전·보존 등에 드는 비용은 약 1억원으로 알려졌다.추진위원회는 오는 31일까지 목표액 1억원의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한다. 최소 후원금은 1...

    2026.07.10 10:29

  • 독립운동 현장 지킨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태극기’ 제 모습 찾았다
    독립운동 현장 지킨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태극기’ 제 모습 찾았다

    독립운동의 역사적 현장에 있던 태극기가 세월의 흔적을 덜어내고 제 모습을 찾았다.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국가등록문화유산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게양 태극기’의 보존 처리 작업을 마쳤다고 9일 밝혔다.이 태극기는 1942년 이승만 전 대통령(1875∼1965)이 미국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한국 독립 만찬회를 개최할 당시 썼다고 알려졌다. 1930년대 미국의 깃발 제조 기업인 코플랜드 컴퍼니에서 제작한 것이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태극기의 제작 기법을 규명할 자료이자 독립운동사의 중요한 사료로서 가치를 지녔다.백색의 깃면에는 태극과 괘를 정교하게 박음질했고, 태극은 청색 직물을 먼저 고정한 후 적색 직물을 겹쳐 꿰맸다. 국기를 매는 부분인 게양면의 위·아래에는 깃봉을 끼우기 위한 황동으로 만든 쇠고리가 있다.게양면과 깃면, 태극·괘에는 서로 다른 직조 방식이 적용된 점도 확인됐다. 게양면은 두 가닥 이상의 실을 건너뛰어 사선 ...

    2026.07.09 10:10

  • [붓 끝의 美학]화려한 잔치에 담긴 개성상인 위상
    [붓 끝의 美학]화려한 잔치에 담긴 개성상인 위상

    개성 유지 64명 ‘노인 연대’ 모임 기념 가을 송악산·다채로운 인간 군상 표현 홍의영의 글과 유한지 서예로 격 높여 정조가 “무릇 그림에 속하는 일이면 모두 주관토록 했다”고 친히 기록한 최고의 궁중화원, 단원 김홍도(1745~1806년 이후)다. 그의 만년의 걸작 ‘기로세련계도(耆老世聯契圖)’가 지금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에 전시돼 있다. 1804년 9월 개성 유지 64명이 고려 왕궁터인 송악산 만월대에서 개최한 모임을 기념하는 그림이다.김홍도는 화면 상부에 넉넉히 여백을 두고 송악산을 비스듬하게 배치했다. 그 여백을 간재 홍의영(1750~1815)의 수려한 행서가 채우고 있는데, 글이 없었다면 탁 트인 공간 가운데 송악산이 더 돋보였을 듯도 하다. 글 쓸 자리를 미리 안배한 것인지 시원한 여백을 무심히 막아버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무척 귀하게 글줄을 대접하고 있음이 확연하다.홍의영의 글은 약 200년 전인 1607년에 있었던 선조들의 ...

    2026.07.08 20:28